[경일시론] 여야 심장부 민심 요동, 누가 큰코다칠지…
[경일시론] 여야 심장부 민심 요동, 누가 큰코다칠지…
  • 경남일보
  • 승인 2016.04.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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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선거는 이승과 저승에 한 발씩 양다리를 걸친 상태라 한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여야의 4·13 총선이 ‘내전 혈투의 진흙탕 공천’이었지만 8일 후면 의원에 당선될 300명은 200여 가지의 특혜를 누리는 귀하신 몸이 돼 천하를 얻은 것이 될 것이다. 진검승부 끝에 당선과 낙선의 세상사엔 명암과 양면성의 일장일단이 있다. 당선됐다고 너무 우쭐거려선 안 되고, 낙선했다고 낙망할 필요가 없다. 인생은 다 새옹지마라 낙선 인사들은 너무 가슴 아파하지 말기 바란다.

네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을 알아라는 ‘수분지족(守分知足)’의 고사처럼 당선자가 욕심을 부려서 권세, 명예, 부를 다 움켜쥐려고 하다간 천벌을 받아 패가망신할 수 있다. 당선이 차후에 실패로, 낙선의 실패가 차후에 성공으로 뒤집어지는 역전극이 이뤄지는 인생사의 묘미도 있다.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게 있는 것이 인생사다. 잃으면 얻는 것도 있고, 얻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게 인생사다. 세상엔 전부 좋거나 전부 나쁜 건 없다.


“의원 낙선하면 사람도 아니다” 얘기

상대를 낙선시켜야 내가 산다는 선거판의 싸움은 승자와 패자는 하늘과 땅의 차이로 승자는 100%, 패자는 0%다. 당선자보다는 낙선자가 훨씬 더 많고 비참한 것이 바로 선거판이다. 당선자에게야 수많은 축하가 있겠지만 낙선자의 위로는 적은 것이 세상인심이다. 당선되려고 그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할애하고도 끝내 1차관문인 공천도 못 받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간절한 위로의 뜻을 전해 올린다.

여의도에선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의원은 낙선하면 사람도 아니다”는 얘기를 실감나게 느낀다. 재당선으로 5월 29일 사무실을 바꾸는 의원들이야 별 문제가 없지만 낙선하면 먼저 의원실을 비워주는 등 견디기 힘든 것은 외부의 따가운 시선과 엄청난 특혜부터 사라진다. 우선 낙선하면 당장 공항 귀빈실도 사용할 수 없다. 승용차에 국회의원 마크를 달고 당당하게 출입하던 의사당도 소정의 절차를 밟아 드나들어야 한다. 무료 철도편 이용혜택도 없어진다. 직업란에 ‘국회의원’이라고 할 때는 좋았으나 ‘무직 또는 정당인’이 된다.

최악의 실망공천을 보면 20대라고 해서 꼴이 달라지리라고 기대할 수도 없다. 오죽했으면 19대 국회는 ‘하늘 아래 둘도 없는 한심한 최악의 국회’란 평가다. 현 의원은 한 명도 뽑아주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한다. 그 따위로 의원을 한다면 누군들 못하겠는가다. 걸핏하면 잘도 내세우는 노련한 경륜, 의정활동 경험을 말하지만 계파싸움과 이권에 개입하고 탈 없이 돈 받아먹는 기술을 배운 사례도 있다. 다선의원들이 후배의원들에게 “도둑질, 갑질, 막말, 파벌조성이나 전수하지 않으면 다행이다”는 말도 한다.


호들갑 떨지만 진정성 없는 후보 많아

나라를 걱정하는 호들갑을 떨지만 국민이 느끼는 정서는 진정성 없는 후보가 많아 보인다. 참 말도 잘하고, 구호도 그럴듯하고, 선심공약도 잘하고, 선거 슬로건도 번지르르하다. 밥그릇 싸움만 하고, 발목 잡고, 말만 앞서고, 민생을 외면하는 후보는 낙선시켜야 한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정치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중반전에 접어든 총선이 ‘막장공천, 계파공천’으로 여야 심장부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선거결과에 누가 큰코다칠지 궁금하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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