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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한 손', '한 아름', '한 사리'
허훈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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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7  22: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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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한 손', '한 아름', '한 사리'

“이 고등어 한 손, 얼맙니까?” 예전에 시장에서 손님이 생선 장수한테 조기, 고등어 등을 살 때 가격을 묻던 말이다. ‘고등어 한 손’이라니,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위 의존명사 ‘손’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은 ‘한 마리’, 또는 한 마리를 더 합쳐 ‘두 마리’ 등으로 가격을 흥정하지만, 지난날엔 ‘고등어 두 손’, ‘미나리 한 손’ 등 생선이나 배추를 사고팔 때 ‘손’이란 말을 썼다. ‘손’은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다. 조기, 고등어, 배추 따위의 ‘한 손’은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를 합한 것을 이르고, 미나리나 파 따위의 ‘한 손’은 한 줌 분량을 이른다.

김춘복의 ‘쌈짓골’을 읽으면 “모레 중리 장날에는 조기라도 한 손 사야겠다.”는 대화가 나온다. ‘손’의 뜻이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이라면, 이왕이면 손(手)이 큰 장수에게 물건을 사는 게 이익일 듯싶다. ‘손’이 손(手)을 이용한 단위 의존명사라면, 팔을 사용해 분량을 세는 단위도 있다. ‘아름’이다. 졸업식 날, 모두들 꽃다발 한 아름을 선사했거나 받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두 팔을 둥글게 모아 만든 둘레 안에 들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는 ‘아름’이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 꽃을 한 아름 안겨주면 기분 그만이겠다. “또출네는 하늘과 땅을, 온 세상의 초목과 강물을 아름 속으로 품어 넣듯 두 팔을 활짝 벌리어….”≪박경리, 토지≫와 같이 ‘아름’이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를 뜻하는 명사로 쓸 때도 있다. 요즘 흔히 사용하는 단위로는 ‘사리’가 있다. 국수, 새끼, 실 따위의 뭉치를 세는 단위로 ‘국수 한 사리, 냉면 두 사리, 새끼 두 사리’ 등과 같이 쓴다. 전골이나 부대찌개에 당면이나 라면 한두 사리 넣고 끓여 먹으면 맛 또한 그만이겠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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