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맞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창립 50주년 맞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 강진성
  • 승인 2016.04.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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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원조로 출범, 한국 산업기술 성장 이끌다
▲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시초인 한국정밀기기센터 전경. 유네스코의 원조자금으로 1966년 구로공단에서 출범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하 KTL)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KTL은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기술을 반세기 동안 이끌어 왔다. 지난해 4월 서울 구로에 있던 본원이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글로벌 톱 브랜드’ 진입 등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산업기술의 첨병 50년=KTL의 역사는 우리나라 산업기술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교육, 교육훈련은 물론 수출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한 공공기관이다. 업무특성상 일반 국민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산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기관으로 대접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KTL은 지난 50년간 국가 산업정책에 따라 이름과 소속이 여러번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산업발전 기여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탄생은 50년 전인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정부는 유네스코(UNESCO)는 원조자금을 받아 1966년 4월 13일 서울 구로공업단지에 산업발전의 초석을 다진다. 바로 KTL의 전신인 ‘한국정밀기기센터(FIC)’의 출범이다.

FIC는 유엔전문가 초청교육과 함께 다양한 교육과정이 개설했다. 정밀기기 수리·교정업무와 시제품 생산, 전자공업육성 5개년계획 수립, 기계공업정밀화사업 추진, 시험평가업무 수행 등 국내 기계·전자분야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 1966년 4월13일 유네스코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정밀기기센터(KTL 시초) 5개년 운영계획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1979년 4월 한국정밀기기센터는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에 흡수·통합되었다. 1981년에는 ‘한국기계연구소 서울분소’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이후 1985년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기업기술지원센터’로 승격되면서 과학기술처 산하 전체 출연연구기관의 전문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과 역할이 강화됐다. 또 중소기업제품의 품질수준 및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을 통한 중소기업형 기술개발 기반의 조기확립을 총괄하게 됐다.

1980년대 말에는 국내 산업계가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노동집약적 산업을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소기업의 경영안정 및 구조조정 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추진된다. 이에따라 1989년 ‘생산기술연구원 품질평가센터(KAITECH)’로 공식 출범하게 됐다.

1991년 품질평가센터는 이후 효율적인 발전을 위해 생산기술연구원의 부설기관으로 승격된다. 이를 계기로 조직이 재정비되고 국제적 수준의 시험평가인증기관으로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게 됐다.

 

▲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설기관이었던 산업기술시험원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6년 12월13일 제막식을 가진 뒤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품질평가센터는 1995년 7월 1일 생산기술연구원 부설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로 개칭하면서 자체적으로 생산 기술연구원과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때부터 ‘KTL’이라는 영문 약자를 연구소 명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인한 공공기관 구조조정으로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는 1999년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설 재출범하면서 명칭은 ‘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 바뀌었다.

2006년 4월 ‘산업기술혁신촉진법’이 국회 통과되면서 그해 11월 28일 KTL은 독립법인으로 홀로서기함에 따라 국내 산업 전방위 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KTL은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의해 2015년 3월 구로시대를 접고 본원을 진주로 이전해 미래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 2015년 4월13일 진주혁신도시에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진주 신청사 개청식이 열리고 있다.



◇국내 유일 종합시험인증기관=KTL은 우리 산업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로 통한다. KTL 역할은 크게 △정부 R&BD(연구사업개발)지원 △국민안전 확보 △기업지원으로 나뉜다.

정부 R&BD지원은 산업핵심·소재부품기술개발, 신뢰성평가기준개발 및 기반구축, 철도시스템·항공전자장비 및 공항시스템 적합성 검증, 승강기산업구조 및 기술고도화 등 수많은 사업을 통해 국가산업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국민안전 분야는 공연장 안전진단 및 성능평가, 항공소재부품 및 조선해양기자재 시험평가, 기계·전자 부품 및 제품의 신뢰성평가, 승강기 시험평가, 원자력발전소용 기기성능 등을 검증해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안전과 제품안전에 관련된 수많은 인증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기업지원은 KTL이 기업성장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역점 분야다. 이를 위해 국내외 인증 획득지원, 케이스타(K-STAR)기업 육성, 기술교육, 산업표준 측정·기술보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을 위해 KTL은 전국과 해외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진주본원, 서울지역본부, 경기지역본부(안산), 강원지역본부(원주), 중부지역본부(대전)과 함께 거창승강기 R&D센터, 대경사업센터, 부안신재생에너지센터, 전문기술센터부산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중국에 있는 우리기업 지원을 위해 상해지사와 심천시험소를 두고 있다.


◇국내기업 수출의 후원자=KTL은 우리산업의 시대에 따른 기업의 요구에 따라 역할 변화도 나서고 있다. 최근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국내기업의 수출 지원이다. 기업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수출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무용지물.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의 이익을 위해 해외제품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시험인증을 조건으로 내세워 견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기업은 수출하려는 국가에서 시험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문제로 좌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국내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KTL은 해외 시험인증기관과 협약을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시험평가서 상호 인증, 인증대행 등 업무협약을 체결한 곳은 52개국 126개 기관에 달한다. 국내기업은 KTL에서 인증을 받으면 협약을 맺은 국가 기관에서 받은 것과 같은 효력이 발생해 수출이 한결 수월해 진다. 최근 KTL은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수요가 많은 북미, 남미, 중국 등 시험인증기관과 협약을 늘리고 있다.


◇종합기술혁신기관을 꿈꾸다=지난 50년간 국가 산업발전을 이끌어 온 KTL은 미래 50년을 위해서는 ‘종합기술혁신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중 핵심은 기술·경영 지원을 통해 유망 중소기업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KTL은 케이스타(K-STAR)기업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으로 총 10개 기업을 선정했으며 1:1 전담코디네이터를 파견하고 제품구상부터 수출까지 모든 단계에 걸친 맞춤형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함께 기존의 시험인증서비스는 기업의 요구에 맞춰 한 층 수준을 높여가기로 했다. 신성장동력분야에 대해서는 R&BD를 통해 중소기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KTL은 국내 대표 시험인증기관으로 ‘글로벌 톱’ 브랜드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구체화 하기위해 2020년까지 국내 브랜드 1위, 국가 최고품질과 기술력, 최적의 업무효율, 최선의 인재관리 및 육성으로 국가품질책임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사진제공=KTL


KTL 미래 설계나선 이원복 원장

"위기를 기회로…글로벌 톱 브랜드 진입"

 

이원복(65)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원장은 누구보다 KTL을 잘 아는 인물이다. 1979년 7월 KTL 전신인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에 입사해 2009년 말 정년퇴임때까지 일평생을 ‘KTL맨’으로 지냈다.
그가 다시 KTL로 돌아온 것은 2014년 10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으로 있던 중 KTL원장에 공모해 친정으로 복귀했다.

이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본원 지방이전과 미래 50년 준비라는 무거운 임무를 맡게 됐다. 
지방이전 결정당시 KTL은 고객기업 70% 이상이 수도권에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 기류가 특히 심했다. 이런상황에서 이 원장이 꺼내든 카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본원 진주이전을 계기로 KTL을 전국 네트워크를 갖춘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 개념을 바꿨다. 진주본원, 서울, 경기, 강원 및 중부지역본부, 대구, 부산 및 부안사업장을 통해 고객이 전국 어디에 있던 가까운 KTL사업장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했다.

이 원장은 기업고객과의 관계만 신경쓰던 KTL의 입장변화도 이끌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진주를 중심으로 소외계층 돕기와 전통시장 살리기 등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소통하는 리더십도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원장이라는 권위의식보다는 KTL선배로서 직원들에게 다가가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그는 혁신도시 CEO 중 최고 연장자인만큼 주변 기관과의 소통도 주도하고 있다. 진주혁신도시 이전기관과 경남지역 대학, 기업 CEO와 만남을 만드는 것도 그의 주요역할이다. 이 원장은 “자주 만나다보면 그 기관의 업무와 필요한 사항을 알게 된다. 함께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도움되는 일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KTL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자랑할 것이 많은 기관이다. 국내 최고 시험인증 노하우를 가진 전문인력의 집합체다. 국제 시험평가 기관 사이에서도 KTL을 인정할만큼 보유장비와 인력 수준이 높다. 

하지만 이 원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3년 임기 중 절반을 수행한 그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KTL의 미래다. 지난 50년간 우리 산업에 기여한 KTL의 역할이 미래 50년에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신념이다. 

올해부터 비전을 ‘글로벌 톱 브랜드 KTL’으로 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KTL의 핵심가치는 국가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일이다.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케이스타(K-STAR)기업 육성사업을 시작으로 기술혁신기관으로거듭나 미래에도 대한민국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걸어온 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걸어온 길
1966. 4.13 한국정밀기기센터
1979. 4. 1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
1981. 1. 4 한국기계연구소 서울분소
1983. 8. 1 한국기계연구소 기술지원센터
1985. 6. 1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기업기술지원센터
1989.10.12 생산기술연구원 품질평가센터
1991. 1. 1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설 품질평가센터
1995. 7. 1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설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
1999. 3. 5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설 산업기술시험원
2006.11.28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독립법인 출범
2015. 3.31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본원 경남진주혁신도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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