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의 승화
노란 리본의 승화
  • 경남일보
  • 승인 2016.04.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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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규 (경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유승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무력감, 분노, 미안함이 뒤섞여 가슴이 미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국민들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원했으며, 정부도 국가 개조 수준의 후속 조치를 단행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없애기 위하여 수많은 대책을 발표했고, 안전교육 매뉴얼을 작성해 학교 현장에 보급했다. 분명 한국 사회는 바뀌리라 믿었고, 그렇게 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의식변화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흔히들 한국 역사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컸고, 더 안전한 한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 안전교육이 매우 강화됐다.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교육분야 안전종합대책인 ‘안전교육 7대 표준안(생활, 교통, 폭력 및 신변, 약물 및 사이버 중독, 재난, 직업, 응급처치 등)’을 적용한 15시간 안전교육 직무연수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고, 각종 연수에서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51차시 교육을 의무화하고, 각종 상황에 대한 매뉴얼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학교에서는 소규모 수학여행, 심폐소생술 교육, 수상안전 교육, 현장체험학습 사전답사 등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이제 학교 안전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시간 채우기에 급급하거나 단순한 동영상 시청 및 PPT 강의 등 눈으로 확인하는 교육이라면, 상식적인 매뉴얼 전달 수준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찍이 공자도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만 하고 직접 해본 것은 이해된다’고 했다. 가장 좋은 안전교육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를 연계해 마네킹으로 실습하면서 학생들이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더 나은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도록 할 필요가 있다.

2016년 4월. 가슴에 단 노란 리본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도 ‘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안전한 한국 사회를 만들겠습니다’라는 희망과 다짐의 노란 리본으로 활짝 피기를 기대해 본다.

유승규 (경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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