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애호가들이 결국 유기동물 양산”
“동물 애호가들이 결국 유기동물 양산”
  • 곽동민기자·김송이 수습기자
  • 승인 2016.04.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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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유기동물 보호소 반려동물 구조봉사팀
▲ 지난 24일 오후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에 위치한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에서 살고 있는 한 강아지가 카메라를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곽동민기자

동물등록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보도<26일자 1면>에 이어 본보는 진주시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았다. 지난 24일, 진주시 집현면 소재 진주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는 반려동물 구조보호 봉사팀 정기 봉사가 열렸다. 버려지거나 길을 잃고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기 동물들이 한데 모이는 곳. 매주 일요일이면 봉사자들은 이곳을 찾아 유기동물 산책 시키기, 목욕 시키기, 우리 청소 등 주인의 손길이 필요한 동물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며 새 가정을 찾아 떠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유기 동물 수는 늘어가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보호 시설과 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편집자 주

◇유기 동물 만드는 건 결국 동물 애호가

“아이러니죠. 죄는 사람이 짓고 벌은 동물이 받고 있습니다.”

동물에 관심이 없는 이들은 동물을 버릴 일도 없다는 말이다. 수많은 유기 동물들이 처한 현실은 결국 책임감 없는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봉사 팀장의 말이다.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또 그만큼 주인에게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어요. 안타깝죠.”

올해로 6년째, 진주시에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고 떠도는 유기 동물을 구조하고 이들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는 등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는 강보람 진주 반려동물 구조봉사 팀장. 열명 남짓한 봉사팀원들과 함께 매주 일요일이면 진주시 집현면에 위치한 진주시 유기 동물 보호소를 찾아 정기 봉사활동을 펼친다. 일주일 내내 우리 안에 갇혀있던 보호소 유기견들은 이때만 겨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 지난 24일 오후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에 위치한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를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유기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다. 곽동민기자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필요

다치거나 병든 채 구조된 유기 동물의 경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 유기견들이 먹을 사료와 보호소 살림살이를 꾸리는데 역시 꾸준한 비용이 발생하지만 시의 보조금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봉사자들은 되레 회비를 걷고 그때그때 사비를 들여 보호소의 동물들을 돌본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과 인력에도 자꾸만 늘어나는 유기 동물 때문에 이마저도 한계를 느끼는 요즘이라고 강 팀장은 말한다.

“시 보조금이 늘어난다고 해서 현재 저희가 겪는 어려움들이 모두 해소되리라 생각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시설에서 먹고 마실 충분한 식량이 준비된다고 해도 유기 동물 수가 감소하지 않으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거예요.”

강 팀장은 “진짜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라 강조했다. “예쁘고 귀여우니까 잠깐 데리고 놀 요량으로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오류”라고 말했다.

“유기 동물 대부분이 발정기에 짝을 찾아 집을 나갔다 돌아가지 못해요. 반려동물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중성화 수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현재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동물중 진주시에 ‘동물등록’이 돼 있지 않아요. 법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해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질 않아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을 수 없는 거죠.”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것도 결국 동물을 유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니겠냐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믹스견·유기견’ 낙인에 입양도 쉽지 않아

강 팀장과 함께 5년째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는 천주현(22)씨는 벌써 두 마리째 보호소의 유기견을 입양했다.

“아이들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는 것도 쉽지 않아요. 특히 믹스견의 경우에는 더욱 힘들죠. 보호소에 오래 있을수록 유기견은 몸도 마음도 병들어가요. 그걸 지켜만 봐야 한다는 게 가장 가슴 아파요.”

늘어나는 유기 동물의 수만큼이나 문제 되는 것은 유기 동물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라고 봉사자들은 입을 모았다. 버려진 것은 안타깝지만 순수 혈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예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많은 유기 동물들은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2012년 경남도의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진주시에 건립될 예정이었던 통합 유기 동물 보호센터는 주민들의 반대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유기 동물에 대한 편협한 시각이 드러나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유기 동물 해결, 우리 모두의 일

“다치고 아픈 몸으로 보호소에 들어왔다가 다시 건강한 상태로 새 가족을 찾아 떠나는 아이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해요”라고 주현씨는 말했다. 서운하기는 하겠지만 하루빨리 보호소의 모든 아이들이 새 가정을 만나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는 주현씨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있다.

“넘쳐나는 유기 동물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유기 동물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가 마련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짜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가까운 시·군·구청에 들러 동물등록을 해 주세요. 도내 각 지자체에서도 반려동물을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유기 동물은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곽동민기자·김송이 수습기자 song2@gnnews.co.kr

 
지난 24일 오후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에 위치한 진주시유기동물보호소를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유기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다. 곽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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