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플랜트(ice plant, 학명 : Mesembryanthemum crystallium)가 무엇인지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이며, 다육식물로서 발아율이 낮고,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사막의 건조지역 외에는 잘 생육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대량 재배에 성공하여 현재 시판되고 있으니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아이스 플랜트라는 이름은 잎과 줄기에 투명하고 작은 얼음조각 같은 결정체가 물방울처럼 달려 있다고 하여 붙여진 것인데, 이 결정체는 염분이 축적되기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갑자기 이 채소가 부상하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특유의 맛과 약리작용 때문이다. 이 채소의 맛은 소금을 살짝 뿌린 것처럼 짭조름하면서 엷은 감칠맛이 입안을 감싸 돌다가 개운하고 상쾌한 뒷맛을 남긴다. 식감은 한마디로 아삭아삭한 데 과일이나 채소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물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생체나 샐러드, 주스로 먹기도 하고, 짠맛이 있어 맥주 안주로 혹은 건조분말을 만들어 고기를 구울 때 소금 대신에 사용하기도 한다.
나미브 사막에서 한국까지 긴 여행을 온 아이스 플랜트의 약리작용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매우 다양한 약리작용을 갖고 있는데, 이 중 으뜸이 되는 것은 당뇨병 치료에 좋다. 그 원리는 아이스 플랜트에 함유돼 있는 디-피니톨(D-pinitol)이라는 성분이 인체 내에서 키로이노시톨(chiro-inositol)로 전환되어 혈중의 포도당이 세포 내로 유입되도록 하여 혈당량을 감소시킨다. 결국, 디-피니톨이라는 성분은 체내에서 포도당 흡수를 조절하여 혈관 내에 포도당의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당뇨병의 치료에 효능을 나타내게 된다.
둘째로는 항암작용이다. 아이스 플랜트에는 항산화성 물질인 페놀화합물과 베타-카로틴 등이 풍부하여 체내 활성 산소나 자유 라디칼을 소거시켜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디-피니톨이라는 물질은 당뇨병 치료 외에 전립선암의 치료나 치매 환자의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 기억력을 개선한다는 보고도 있다하니, 디-피니톨이라는 성분은 팔방미인인 셈이다.
셋째로 무기질을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다. 필자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약 10여 종의 무기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돋보이는 성분으로는 칼슘과 칼륨이다. 골격형성의 주된 성분으로써 뼈나 치아 건강에 유익한 칼슘이 약 250 mg%이고, 체내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켜 고혈압 등의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칼륨이 약 960 mg%로써 분석된 무기성분 중 가장 많은 함량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짠 식품을 즐겨 먹기 때문에 소금 섭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아이스 플랜트는 한국인에게 잘 맞는 맞춤형 채소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할까 한다. 최근에 신문지상이나 방송에 가바(GABA : γ-butyric acid의 약자)에 대한 선전이 꽤나 많은데, 이는 가바라는 성분이 매우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바는 동물의 뇌나 척수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써 중풍, 치매 예방, 기억력 증진, 불면 등에 효과가 있어 노인이나 수험생에게 특히 좋고, 포만감에 의한 식욕 조절이 가능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항산화 작용, 혈압 저하 작용, 항우울증, 통증 완화 등의 치료에 유익하다. 이외 성장호르몬의 분비 조절기능이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매우 좋다. 이것이 오늘날 가바가 유명해진 이유이다. 그런데 왜 엉뚱하게도 아이스 플랜트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가바를 끄집어내는가? 그렇다! 필자가 유산균을 이용하여 아이스 플랜트를 발효시킨 결과 엄청나게 많은 양의 가바가 생성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유산균과 가바가 풍부한 음료가 탄생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아이스 플랜트를 생체로 먹기 힘들 때에는 먹기 좋고, 휴대에 편하고, 기능성도 다양한 아이스 플랜트 가바 음료를 이용하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