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자궁경부암 백신 맞혀야 하나?
딸에게 자궁경부암 백신 맞혀야 하나?
  • 경남일보
  • 승인 2016.04.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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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경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보건복지부는 오는 6월부터 12세 이하 여자 어린이에 한해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접종이 시행된다고 발표하였다. 이로 인해 보건소 및 의료기관에는 ‘우리 딸에게 예방백신을 맞혀야 하나?’ ‘안전에는 문제가 없나?’ 등의 문의가 많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으로부터 시작되는 질병으로 발병원리가 밝혀진 만큼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다. OECD 가입 국가 34개국 중 한국,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를 제외한 29개 나라가 자궁경부암 백신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를 따라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포함을 시키기로 한 것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직접 접촉 특히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대부분 무증상이고 자연적으로 소멸되기도 한다. 지속적인 감염은 자궁경부 전암 병변, 자궁경부암, 항문 및 생식기 사마귀와 호흡기에 생기는 유두종 등의 다양한 임상질환을 일으킨다. 감염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하여 알아보자. 얼마전까지 백신을 만들기 위해 HPV를 배양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백신의 개발은 지연됐다. 최근 들어 HPV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것은 캡시드 단백질 L1의 발견과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한 L1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임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백신은 두 종류이다. 2가 백신인 ‘서바릭스’과 4가 백신인 ‘가다실’이 있다.

접종 시기는 11~12세 여아에게 3회, 9~13세 연령에서는 2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가필수예방접종에서는 2회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주의할 것은 접종 시 동일 제조사의 백신으로 접종하여야 한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접종부위의 통증, 발적 등 국소 이상반응과 미열, 두통 등이 있으며, 드물게 일시적인 의식소실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백신 접종 후 20~30분간 피접종자를 면밀히 관찰하여야 한다.

백신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중요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안전성은 현재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제기된 이상반응에 대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백신과 이상반응은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하였으며,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 도입 과정에서 인지하고 검토했던 사안이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여성의 악성종양이지만 정기검진과 예방백신 접종으로 극복이 가능한 질환이다. 이런 측면에서 조금 늦기는 하였지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우리의 딸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에서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두 제품을 동시에 사용할지 아니면 한 제품만을 사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한 논의도 남아있는 상태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백신 접종을 계획한다면 딸바보 엄마-아빠들은 평소에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는 예쁜 딸의 생리증상, 성교육 그리고 평생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최원준 (경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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