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쓰나미 민심이반 감지 못한 부메랑
여권, 쓰나미 민심이반 감지 못한 부메랑
  • 경남일보
  • 승인 2016.05.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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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4·13 총선은 주권이 내린 절묘한 ‘신(神)’의 한 수였다. 영남권에선 ‘깃발만 들면 곧 당선’시켰던 텃밭 기류의 변화를 보인 현명한 선택이었다. ‘파행으로 시작, 막장’으로 끝난 공천도 무조건 새누리당을 찍는 ‘로봇’이 아님이 확인됐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곰곰이 따져보면 놀랄 일도 아닌 ‘자충수’다. ‘대인배 국민이 소인배 정치인’에게 경고와 가르침을 줬다. 친박들이 ‘소탐대실의 공천’에 눈이 멀어 의회권력을 빼앗긴 박근혜 대통령 정권에 대한 3년 평가의 ‘선거 탄핵’이나 다름없는 참패의 심판으로 연정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의 승리는 정부·여당이 경제, 공천파동 등의 실패 반사이익이다. ’잡탕식 공천‘으로 보수세력까지 분노, 등을 돌려 야권 분열, 북한 변수, 장년·노년층 인구급증 등을 감안,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



민심 못 읽고, 남 탓보다 隱忍自重해야

‘친박 수첩공천’의 독선·오만은 거의 코미디에 가까웠다. 박 대통령은 유승민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로 지목, 끌어내린 후 독주를 거듭했다. 수차에 ‘국회 심판’을 외쳤지만 되레 여권을 심판했다. 민심을 거스른 정권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몽둥이를 들었다. ‘완장찬 이한구 공천위원장의 막장 공천드라마의 칼춤’으로 ‘청와대 책임론’도 부각, 반성하지 않으면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 위원장이 ‘뭘 믿고 그랬겠느냐’는 것은 국민들이 안다. 아군끼리 골육상쟁 끝에 참패를 자초한 친박 중 일부는 당권을 못 잡아 안달이 나 반발이 심하다.

언론이 말한 ‘참패 5적(五敵)’ 등 친박 핵심들은 ‘백의종군’을 해야 한다. 민심이반의 책임 있는 친박 핵심들은 국회직·당직을 맡지 않고 숨도 죽인 채 ‘은인자중(隱忍自重)’해야 한다. 핵심들은 폐족(廢族)을 선언, 정계를 떠나는 것이 옳다. 차기 대선주자를 무더기로 잃어 ‘불임 정당’의 위기에 처한 초라한 성적에 뼈를 깎는 자숙과 반성이 없으면 차후 대선, 지방선거도 참패할 수 있다는 쓴약의 지적을 잘 새겨야 한다.

아직도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제대로 못 읽고 우왕좌왕 인상이다. 제2당으로 추락한 참패의 원인조차 모르고 서로 총질하는 고질병도 그대로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간담회를 보면 대통령은 독선과 불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친박이라도 변해야 하는 게 아닌가. 밀어붙이면 남은 22개월은 가시밭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조선·해운·철강 등 안팎 사정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식물대통령, 식물정권’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대통령 방침에 한은의 반기와 ‘친박 팔지 말라’는 경고가 안 먹히는 것을 보면 레임덕 현상 같다.



‘참패 五敵’ 국회직·당직 안 맡아야

꼴도 보기 싫다는 민심이반의 석고대죄 반성이 부족하다. 안하무인은 참패 후도 계속, ‘콩가루 정당’에서나 볼 수 있는 ‘자승자박, 자업자득’에 비유되고 있다. 여권은 참패를 경고하는 ‘쓰나미 민심이반’을 감지 못한 시스템 고장이 부른 부메랑이다. ‘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협치와 소통정치’를 해야 한다. 국회요직, 임명동의안, 특정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법안통과 등에서 모멸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친박을 해체하라”는 한 원로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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