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진동 고현리·내서 호계리 '공룡 놀이터'
창원 진동 고현리·내서 호계리 '공룡 놀이터'
  • 이은수
  • 승인 2016.04.2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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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발자국 화석 산재…활용·보존 방안 필요

창원에 공룡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공룡을 등에 없는 프로야구 9구단 NC다이노스가 승승장구하고 있는가운데, 최근들어 공룡지대 창원이 재조명받고 있다.

진동 고현리, 내서 호계리 등 창원 곳곳이 공룡의 놀이터라고 할 정도로 창원시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많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NC다이노스 승승장구 우연일까?=2011년 3월, 창원시를 연고로 프로야구단 창단을 선언하고 한국프로야구 리그의 아홉 번째 심장이 된 엔씨소프트(NC)는 같은 해 5월에 구단 애칭을 ‘공룡’을 뜻하는 ‘다이노서(dinosaur)’로 결정하고, 구단명도 ‘다이노스(DINOS)’로 표기했다. 이후 NC다이노스는 프로야구 리그에 뛰어든 2013년 시즌부터 ‘공룡’ 돌풍을 일으키며 단기간에 창원시를 대표하는 스포츠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올해는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될 만큼 성장했다.

그런데 NC는 어떻게 다이노스라는 구단명을 갖게 되었을까? 2011년 4월 NC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창원에 어울리는 이름’을 핵심으로 하는 구단명 공모에 들어갔다. 구단명에는 창원을 상징하는 ‘메카닉스’, ‘아구’ 등도 거론되었지만, 이를 제치고 최종적으로 ‘다이노스’로 결정 되었다. 그리고 그 해답은 창원시에 분포되어 있는 공룡 발자국과 관련이 있다. 창원시가 제9구단 유치를 통합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삼았고, 통합을 앞두고 발견된 공룡 화석과 새로 유치한 프로야구단 사이의 연결지점이 생긴 것이다.

◇창원은 공룡의 놀이터?

지난 2008년 11월 성산구 용추계곡에서는 백악기(약 1억 4000년 전부터 65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지질시대)초식 공룡인 트리케라톱스의 발자국 30개가 발견됐다. 열흘 뒤에는 대암산에서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창원시는 통합시 출범 뒤인 2011년 1월에는 용추계곡 발자국 발견 지점에 실물 크기 공룡 모형과 전망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창원은 현재까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지역이 6곳이나 될 만큼 공룡의 놀이터였음도밝혀졌다. 또 지역 분포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경상남도 기념물 제105호인 진동면 고현리 공룡 발자국 화석을 비롯해 내서읍 호계리 공룡 발자국 화석(경상남도 기념물 제170호)이 있으며, 이어 2008년 정병산 용추계곡과 대암산 등산로, 그리고 2014년 9월에는 무학산 정상과 서원곡, 2015년 초에는 천주산 능선까지 공룡 발자국 화석지가 분포되어 있다.

◇ 진동면 고현리 공룡 발자국 화석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리 해안에 있는 공룡 발자국 화석은 아마추어 화석 연구가에 의해 발견되어, 1990년 12월에 경상남도 기념물 제105호로 지정됐다. 현재 400여개의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발자국이 해안 여러 지점에 남아 보존되어 있는데, 특히 발자국의 내부 구조를 잘 보여주는 것도 다수 있어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은 평소에도 사람들이 쉽게 찾아서 관찰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고 밀물 때에는 바닷물에 잠긴 발자국까지도 볼 수가 있다.

◇ 내서읍 호계리 공룡 발자국 화석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호계리 공룡 발자국 화석은 구마고속도로 내서 인터체인지 도로변에 있다. 1997년 대구와 마산을 잇는 구마고속도로 확포장 공사 중 발견되어 같은 해 12월에 경상남도 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되었다. 고현리와 마찬가지로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발자국으로 확인되었는데, 약 900㎡에 걸쳐 170여개의 발자국이 평행 또는 비스듬히 이동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것은 암반의 퇴적 당시 자연 환경을 밝히는 데 귀중한 자연사(自然史)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마산회원구에서 화석지 진입로 데크로드 설치 공사를 완료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 정병산 용추계곡 공룡 발자국 화석

2008년 10월 창원대학교 박물관에서 정병산 용추계곡에 공룡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있다는 등산객의 제보로 현장 확인 조사에 들어가 용추계곡 전역에 공룡 발자국이 산재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용추계곡 일대는 남해안 지역에서 공룡 발자국이 많이 나오는 진동층 지층이라고 한다. 확인된 공룡 발자국은 보존 상태가 양호해 발의 구조, 크기, 보폭, 보행 방향 등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다. 선명한 발자국은 10개, 희미한 발자국은 20개 등 30여개 정도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관찰할 수 있다.

◇ 대암산 등산로 공룡 발자국 화석

2008년 11월 창원대학교 박물관에서 대암산 등산로에 공룡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것이 있다는 시민들의 제보로 현장조사를 거쳐 확인했다. 이 일대도 정병산과 같은 진동층이다. 정병산과 대암산에서 발견한 화석은 모두 초식공룡인 용각류와 조각류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50여개의 크고 작은 발자국 화석이 반경 15m부근에 여기저기에 뚜렷하게 남아 있고 공룡이 걸어간 보행렬 흔적도 그대로라고 한다.

◇ 무학산 정상과 서원곡, 천주산 공룡발자국 화석

2014년 10월 창원대학교 박물관이 무학산 정상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을 다시 확인하면서 창원이 공룡의 놀이터였음을 확인해 주었다. 무학산 정상을 비롯해 등산로에 있는 퇴적암에서 30여 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고, 무학산 전역에 공룡 발자국 화석이 산재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초에도 천주산 능성인 농바위 인근에서도 10여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이 두 곳은 앞으로도 정밀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 향후과제…공룡발자국 화석 재조명해야

창원의 공룡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된 계기를 보면 대부분 애써 찾으려 한 것이 아니라 우연한 기회가 주를 이룬다. 생활주변에서 함께 있어 몰랐지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공룡 발자국 화석이었던 것이다. 이를 유추해보면 생활주변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을 비롯해 아직도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되어 있고, 누군가의 발견으로 세상에 나오기만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전문가들은 6개 지역이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진동층으로, 이와 같은 지질층이 분포하고 있는 불모산, 장복산, 북면 일대 등에서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창원대학교 박물관 김주용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창원은 분지이기 때문에 공룡 발자국이 발견될 가능성이 낮게 판단되어 무관심 했는데, 2008년 용추계곡에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것이 공룡 발자국에 관심을 가지는 큰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 창원 전역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지면 더 많은 곳에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 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고성군이 상족암 공룡 발자국 화석을 관광산업으로 연결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을 참고해 창원시도 현재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에 표지판을 세우는 등 지역 재발견을 통한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과 적절한 보존관리 방안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진동면 고현리 공룡 발자국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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