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은혜씨가 그린 컬러링북
발달장애인 은혜씨가 그린 컬러링북
  • 김지원
  • 승인 2016.04.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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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절로 나는 힐링 그림책 ‘네 마음을 말해봐’
▲ 발달장애인을 위한 컬러링 북 ‘네 마음을 말해봐 ’

어린시절 색칠공부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컬러링북’이 몇년째 유행이다. 검은색 윤곽선으로 그려진 정원과 세계의 유명 건축물, 귀여운 동물들 같은 스케치 위에 원하는 컬러와 채색도구로 색칠하는 방식의 ‘컬러링북’. 2014년 스코틀랜드 작가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컬러링북’ 유행은 시작됐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국보를 모은 컬러링 북이나 불교사찰 봉은사를 주제로 하는 컬러링북도 등장하고 있다.

‘컬러링북’은 크고 작은 칸 안을 몰입해서 채색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며 ‘안티-스트레스’, ‘힐링 테라피’ 같은 용어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힐링 포인트를 공략한다. 하지만 이들 컬러링북은 일반인도 깔끔하게 채워넣기 어려울 정도의 세밀한 선으로 이뤄져 있다. 몸짓이 자유롭지 않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컬러링북이란 ‘그림의 떡’ 이었다. 이런 아쉬움을 채워줄 컬러링북 ‘네 마음을 말해봐’가 나왔다.

장애여성네트워크 ‘발달장애여성연구원 손잡다’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기획한 ‘네 마음을 말해봐’는 발달장애여성인 정은혜(27)씨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발달장애인을 위한 컬러링북이다. 은혜라는 필명을 사용한 정은혜씨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고 시 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은혜씨가 그려낸 그림들은 여태까지의 컬러링북과 차원이 다른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시선을 보여준다.

‘네 마음을 말해봐’는 몸, 그리고 몸, Together, 마음 들여다보기의 네가지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거친 크로키와 같은 그림은 손이나 발, 얼굴을 자유분방한 필치로 그려져있다.불편한 몸의 뒷모습을 그린 ‘그리고 몸’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휠체어나 보장구를 이용한 장애이들의 모습이 그려진 ‘투게더’는 ‘함께’라는 화두를 던져준다. ‘마음 들여다보기’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등장하는 마음들을 만나는 것 같다. 희로애락의 표정들이 드러난 열매모양의 캐릭터가 색칙을 기다리고 있다.

발달장애여성연구원 손잡다는 출판사 서평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도 몰랐던 마음의 상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임과 동시에 인권교육을 위한 교구로도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네 마음을 말해봐’는 비장애인들에게도 진짜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줄 ‘쉼표’ 같은 그림들로 이루어진 색다른 컬러링북이다. 동천사. 1만3000원

김지원 미디어기자 good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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