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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81)<141>경남문단에 최근 발표된 소설과 수필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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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2  22: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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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포에 살고 있는 여형구 수필가의 첫 수필집 ‘배롱나무’가 나왔다. 이 ‘배롱나무’는 고 안영삼 시조시인과의 부부작품집의 형식을 빌어 나온 것이 주목된다. 제1부에서 제4부까지는 여형구 수필을 편집했고 제5부는 안영삼의 시조 59편을 망라했다.

여형구는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남여고를 졸업하고 대구 동산기독병원 부속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김천 간호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는 장승포미술학원 원장으로 있다. 그는 서양화가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한국현대미술대전, 한중우수작가교류전 카사불랑카 국제공모전 등에 출품했다.

안영삼은 황해도 출생으로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 문리대를 중퇴했다. 여수 부산 마산 충무지방 해운항만청에서 근무했다. 거제문인협회 감사, 장승포천주교회 평협회장을 지내고 1995년 별세했다.

여형구의 작품 중 소재가 이색적인 ‘M.E 11차 이야기’가 눈에 띈다. 이 수필은 천주교에서 시행하는 피정 프로그램인 M.E(Marriage Encounter)라는 ‘부부의 만남’에 참여하고 난 뒤의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천주교 신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색이다.

이 수필은 슬로시티라는 이름을 가진 중도섬으로 가는 M.E 11차 출신 5가족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의 슬로건은 ‘그러려니’였다. 연례 행사는 코스를 정해 1박2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여수, 봉평, 순천만, 산청 성심원 등에서 부부간에 애정을 두터이 하는 프로그램인 ‘텐 텐’을 통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이해도 하고 희망도 꿈꾸는 것이 이들의 행복이 되었다.‘텐 텐’이란 부부가 서로에게 10분간 편지 쓰고 10분간 그 편지를 놓고 대화하는 것이다.

이들은 1987년 2월 천주교 마산교구 행복한 부부운동 M.E 11차 교육을 받기 위해 부부가 한 조가 되어 출발할 때는 각각의 부부는 각각이었다. 한 부부는 출발부터 등을 돌리고 앉아 도착지까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 부부의 모습도 거기서 거기였다. 무슨 원수 보듯 만나면 다투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한 줄기 희망을 안고 일행은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거기서 일행은 적나라한 자신을 서로가 볼 수 있었다. 왜 그때 남편은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이유도 알게 되었고 남편이 알고 있는 나의 모습도 알게 되어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으로 하여 남편과 나는 처음으로 마주 보고 서로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이후 우리 5쌍 부부는 8년 동안 한 가족처럼 만나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서로가 대견해 했다. 1994년 6월 1일 그날의 주제는 유언장 쓰기였다. 남편은 내게 이렇게 썼다. “가끔 잊지 말고 연미사 봉헌해 주고 꾸벅 꾸벅 졸면서도 빠짐없이 하루 일과 기도하는 당신 정성, 굳이 매일 생각해 주길 바라오....”그해 11월 남편은 폐암 진단을 받았다. 그 다음해 4월 남편은 우리 가족에게 마지막 눈인사를 나눈 후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 이 수필은 그 이후의 M.E가족들과의 친교를 통해 은혜롭게 살 수 있었던 이야기를 이어가고 마지막에 중도섬 이야기로 돌아가 귀가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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