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홍시이야기
[농업이야기] 홍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5.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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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갑춘 (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원예수출담당)
▲ 황갑춘 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원예수출담당

 

명심보감에 의하면 경북 예천군 상리면에 ‘도시복 이란 효자’가 어느 한여름 어머니를 위해 홍시를 구해 드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병든 어머니가 하루가 다르게 기력을 잃어가며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들게 하루하루를 지내며 살고 있었는데, 음력 6월 한여름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난데없이 홍시를 먹고 싶다고 했다. 가을에야 나오는 홍시가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아들은 감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 나섰다고 한다. 어느 날 해는 지고 속상한 마음에 힘없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체만한 호랑이를 만나 호랑이가 데려다준 강릉의 어느 외딴집에서 제사상에 쓰려고 토굴 속에 저장해두었던 다 썩고 몇 개 남은 홍시를 구해 어머님께 드렸더니 어머니가 잡수시고 병환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듯 옛날에는 신선농산물의 저장기간이 매우 짧았으나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장기간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신선농산물의 품질변화에 직접영향을 주는 중요한 생리현상으로 호흡작용, 증산작용, 에칠렌 작용 등이 있다. 이러한 작용을 억제하기 위한 기술로 농가에서 수확 후 바로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는 저온저장기술과 산소농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여 호흡을 억제시키는 CA저장기술, 밀봉 재료를 이용하여 자연적으로 포장내부의 가스농도가 변화는 원리를 이용하여 저장하는 MA포장 저장기술이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에칠렌의 발생에 의한 품질저하를 막기 위하여 농업기술원에서 에칠렌 흡착제 및 에칠렌 발생억제 물질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어 신선농산물의 저장기간이 많이 연장되고 있다. 미숙한 과실이 수확 가능한 상태로 변해가는 과정을 일반적으로 성숙과정이라 하며 수확 후 소비자가 가장 먹기에 적합한 상태로 익어가는 과정을 숙성이라고 한다.

성숙과 숙성과정에서 품질과 관련된 다양한 성분변화가 함께 일어나며 숙성상태를 지나면 노화라고 불리는 품질저하 과정으로 들어간다. 성숙과 숙성과정에서 호흡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이산화탄소와 에칠렌을 증가시켜 저장기간이 짧은 과종은 사과, 배(서양배, 중국배), 바나나, 복숭아, 자두 등을 들 수 있으며, 성숙과 숙성과정 중에서 이산화탄소와 에칠렌의 발생이 비교적 적어 저장기간이 긴 과종은 포도, 감귤, 오렌지, 레몬, 무화과, 양앵두, 감, 배(신고) 등을 들 수 있다. 에칠렌의 발생은 과실의 종류 및 품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일반적으로 조생종 품종은 만생종 품종에 비하여 에칠렌 생성량이 비교적 많고 저장성도 낮다. 또한 사과의 경우 에칠렌 생성량이 많고 배(신고)의 경우는 에칠렌의 생성이 적은데 두 과실을 한꺼번에 저장할 경우 사과에서 발생되는 에칠렌에 의해 배의 저장성은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함께 저장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과실 등 농산물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입한 즉시 과종별로 다른 봉지에 밀봉하여 냉장고에 보관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황갑춘 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원예수출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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