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국 유적 유물 통해 전통문화 배워
고대 다라국 지배자들의 묘역인 옥전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가야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합천박물관이다. 또 이곳은 합천의 역사와 전통문화도 한 번에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합천박물관은 제2차 가야문화권 정비계획에 따라 사적 제326호로 지정돼 합천의 역사와 가야문화 등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옥전(玉田, 구슬밭)으로 불리고 있는 야트막한 구릉의 골짜기를 깎아서 아담하게 만들었는데 건물의 외벽을 봉분 속에 있는 돌덧널(石槨)을 형상화해 마치 고분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다. 실제 많은 관람객들은 직접 돌덧널 속에 들어가서 유물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다고 한다.
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 정문을 들어서면 광장 중앙의 분수대에 세워진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조형물은 합천박물관의 대표적인 유물이자 상징물인 옥전 M3호분에서 출토된 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의 칼자루를 형상화한 것이다. 고리자루큰칼은 백제와 신라, 가야의 왕릉급 무덤에서 출토돼 무덤주인공의 신분을 나타내는 유물이다.
박물관 광장에서 건물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거쳐야 되는데 이 계단을 지날때는 상상력을 동원하면 더욱 즐거운 관람을 할 수 있다.
계단을 무덤 기슭 등(等)을 둘러놓은 호석(護石)이라 생각하고 건물 외부를 감싸고 있는 흙벽을 봉분의 흙이라 상상한다면 마치 현실공간에서 다라국시대 지배자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의 기분도 맛 볼 수 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중앙홀과 마주하게 된다. 중앙홀은 원통모양 그릇받침으로 디자인돼 있어 그릇받침의 굽구멍으로 들어오는 자연채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벽면에 부착된 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의 칼자루가 조명을 받아 벽면에 투영되는 그림자들은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합천박물관 전시실은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 기획전시실이 본관에 위치해 있고 별관에는 합천역사실이 있다.
본관은 고고관으로 제1전시실 ‘다라역사실’에는 가야의 한 나라인 다라국(多羅國) 지배자 무덤으로 알려진 옥전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다라국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전시하고 있다. 전시물 중 옥전 M3호분 덧널은 전시실 중앙에 실물 크기와 거의 같게 복원해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덧널 안에는 고분 축조 당시 모습대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또 다라국이 다른 지역과 활발하게 교류했던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대외교류 코너, 각종 의식용 도구 코너 등 다양한 다라국 문화의 흔적들을 살펴 볼 수 있다.
별관에 마련된 역사관은 합천의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이 총 망라되어 있다.
신라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역사적인 대야성 전투가 벌어진 역사의 현장, 고려시대 경남 서북부 일대의 행정 중심지 합주가 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 조선시대 합천이 배출한 위대한 인물인 남명 조식과 내암 정인홍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이외 합천박물관에는 어린이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어린이 체험코너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옥전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틀로 제작해 탁본, 스크래치, 점토공작, 토기 붙이기, 가야 사람의 옷 입어보기 등이 준비되어 있다.
또 박물관 주변에 마련돼 있는 산책로에는 가야를 주제로 한 조각품과 야생화 단지 등도 조성돼 힐링의 시간도 누릴 수 있다.
합천박물관 관계자는 “합천박물관은 합천의 문화유산을 수집·보존·연구해 국민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며 “앞으로 관람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천박물관은 매년 합천군민들을 대상으로 합천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박물관대학, 테마가 있는 문화강좌, 엄마와 함께 하는 어린이박물관학교, 조원영 학예사와 함께 하는 달빛역사산책 등 각종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 문화유적을 직접 답사해 유물·유적에 대한 이해를 돕는 현장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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