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신공항 선정에 정치적 꼼수 안된다
[경일포럼] 신공항 선정에 정치적 꼼수 안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6.05.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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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부의 신공항 입지 결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영남지역의 지자체들은 신공항 건설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유치경쟁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대선 이후 수면아래에서 잠잠하던 신공항 건설에 대한 논의가 새로 부각된 것은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들이 “신공항 조기 건설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정부의 공항 입지선정 용역 결과를 수용한다” 특히 “지역과 국가의 미래가 달린 영남권 신공항을 도출해 내기 위하여 유치경쟁을 자제하기로 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이는 이명박 정부 때 첨예한 유치경쟁으로 지역갈등만 일으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전례를 의식한 것으로, 신공항 조기 건설에 탄력을 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최근 부산시가 공동성명서의 기본 합의를 파기하고 영남권 신공항 유치활동을 독자적으로 전개하면서 갈등이 촉발된 것이다.

신공항 건설은 국토부가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동남권 신공항’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동남권 신공항은 국토균형발전 전략에 따라 새롭게 건설된 세종시 이남에 거주하는 인구가 이용하는 국제공항이 될 것이다. 현재 세종시 이남 지역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약 42%를 점하고 있으며, 지방으로 이전된 176개의 공공기관 중에서도 152개가 세종시 이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혁신도시 건설이 완료되면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48% 정도가 세종시 이남에 거주하게 된다. 이에 영남권 5개 시도에서는 기존 공항의 시설용량 부족으로 지역의 항공수요를 감당하지 못함으로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지역의 세계적인 접근성 향상을 통한 국토균형 발전과 지역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강력 요청함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지난 2011년 신공항 유력 후보지로 꼽힌 곳은 부산 가덕도, 김해공항, 밀양 등 3곳으로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여 유치경쟁이 치열하였다. 그중에서도 부산의 가덕도와 밀양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고, 특히 부산을 제외한 영남의 4개 시·도지사는 밀양유치에 힘을 모으는 등 지역갈등을 유발하면서 지난 대선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대선과정에서 박대통령이 영남권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함으로 일시적으로 논쟁이 가라앉았으나, 이제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국토부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남에 다시 가덕도냐 밀양이냐를 두고 치열한 유치전이 재현된 것이다. 이에 최근 부산에서 기존의 합의를 깨고 독자적인 유치전을 개시함으로 영남권 5개 지자체 간에 이전투구가 되고 있다.

공항 건설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미래를 내다보는 입지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공항은 1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따라서 공항 이용자의 접근성과 활용도, 경제성 등에 대한 세부적 기준에 따라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된 평가단에 의한 공정한 절차를 거쳐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야 할 것이지, 결코 지역안배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좌우되어선 안 될 것이다.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 애향심보다는 애국심이 우선이다”라고 한 어느 여당 대표의 말을 새기며 신공항 입지선정이 외부적 압력이나 정치적 세몰이와 꼼수에서 벗어나 공정하고도 투명하게 선정되어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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