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과 공교육 정상화
학생부종합전형과 공교육 정상화
  • 경남일보
  • 승인 2016.05.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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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규 (경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유승규
2002년이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담임교사였다. 그 시절 자율학습은 조용히 앉아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라 생각했다. 지금 자율학습은 독서, 동아리 활동, 멘토링 스터디그룹 등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분야를 즐겁고 의미 있게 하는 학생활동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5월은 공개수업 주간으로 학교마다 특정한 날짜를 정해 학부모에게 수업을 공개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부모들이 학창시절에 배웠던 수업방식과 지금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수업방식에 별 차이가 없다는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학부모 반응도 많이 달라졌다. 대부분 학교에서 ‘가르침’보다 ‘배움’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교수법으로 깨어있는 교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학생부종합전형(교과성적 및 비교과활동을 함께 평가해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열정 및 잠재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하 ‘학종’)이 입시에 도입된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 학종 선발인원은 현재 고3 학생은 20.3%, 고2 학생은 23.6%이고 서울지역 주요 15개 대학은 40%, 서울대는 약 75%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0학년도에 도입돼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7, 8년 만에 대입전형의 중심이 됐다. 이처럼 대학입시의 대세로 떠오르자 말들이 많다. 일부에서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학종을 준비해야 하고, 학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등 저소득층에 불리한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위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학교가 변하고 있다. 교사는 아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잠재능력이 있는지 등 학생의 본질을 보기 시작했고, 학생들도 수업시간에 활발하게 토론하고 질문하는 등 학생중심의 교실로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학종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종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지, 몇 가지 문제점이 있으므로 버리자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사교육에 의존한 자료(소논문, 자율동아리 활동 등)는 대학입학사정관의 검증과정을 강화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된다. 이미 학교는 이러한 논란과 관계없이 학교교육 내실화로 공교육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승규 (경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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