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지각한 일부 행태로 무분별한 일반화
최근 아기를 품에 안고 시내버스를 탄 주부 A(30·진주시)씨는 남고생들의 철없는 ‘맘충’ 소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아기는 잠든 채였고 빈 좌석에 앉아 남에게 해 끼친 일도 없었지만 학생들은 ‘맘충’이라며 A씨를 두고 키득거렸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자식만 귀한 줄 아는 일부 엄마에게나 해당하는 말인 줄 알았지만 아기와 함께라는 이유로 ‘맘충’ 취급을 받으니 A씨는 억장이 무너졌다.
‘맘충’은 엄마라는 뜻의 영어단어 ‘맘(mom)’과 벌레를 뜻하는 한자어 ‘충(蟲)’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를 단속하지 않거나 기저귀를 가는 등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몰지각한 엄마를 비하하는 말이다. 일부 이기적인 엄마들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식당과 카페 등에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손님을 받지 않는 ‘어린이 출입 금지구역(No Kids Zone)’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 최정혜 경상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맘충’은 아이 양육이 엄마만의 몫인 양 모정을 비하하는 말로, 결코 써서는 안 된다”고 못 박으면서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민주적 부모’가 될 것을 주문했다. “아이 역시 훗날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만큼 부모는 자녀에게 책임감을 길러주기 위해 공동체·합동 교육을 통해 공중도덕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부모가 자녀를 책임감 있고 타인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려고 노력할 때, 우리 사회 역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 너그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최 교수는 “노키즈존 또한 무작정 아이를 동반한 손님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면 퇴장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것을 사전이 인지시키는 등 가족 단위의 손님과 절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송이 수습기자 song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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