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년 전 신석기시대. 통영의 자그만한 섬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섬과 섬을 이어주는 바다를 통해 꾸준한 교류를 해 왔다. 통영의 역사와 문화는 이처럼 섬과 바다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통영 곳곳에는 신석기시대부터의 유물이 많아 이들의 발자취를 상세하게 엿볼 수 있다.
또 통영 한산도에는 통제영이 설치된 이후 남쪽 바다를 지키는 중심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호국영정들의 숨결도 느낄 수 있다.
통영시립박물관은 이러한 통영의 다양한 역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자료를 모아 역사의 산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통영시립박물관은 옛 통영군청(등록문화재 제149호)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면서 박물관을 들어갈 때는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게 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인 박물관 내부에 들어서면 다소 아담한 느낌이 들지만 내실있어 보인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 2층 오른편에는 문화역사실, 왼편에는 민속실로 나눠 전시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2층 문화역사실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통영의 역사를 보여 준다. 특히 해안·강변 등에 거주하던 선사시대인이 버린 조개·굴 등의 껍데기가 쌓여서 무덤처럼 이루어진 조개무지에서 발견된 유적들이 전시돼 있어 신기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연대도, 욕지도, 상노대도에서 토기, 골각기, 석기 등 많은 도구들이 발굴돼 ‘신석기 문화의 보고’라고 불리워지고 있다.
선사시대 통영의 모습을 확인 한 후에는 남평리 청동기 유적들을 통해 청동기 때의 통영을 경험 할 수 있으며 신라, 고려 때의 모습 등을 다양한 유적들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이외 문화역사실에는 이충무공영정과 충무공장검, 거북선도를 전시해 이순신 장군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배울 수 있다.
2층 왼편에 마련된 민속실에는 ‘우리 역사 속의 통영공예품’과 ‘우리 생활 속의 통영공예품’, ‘내 기억 속의 통영공예품’이란 세가지 주제로 코너가 마련돼 있다.
‘우리 역사 속의 통영공예품’ 코너에는 통영공예품이 명성을 갖게 된 삼도수군통제영의 공방을 소개하고 이들 공방에서 생산된 생활용품 등을 전시해 놓고 있다. 당시 통제영은 군순품과 임금이나 고위 관리에게 바치는 진상을 제작하는 공방이 밀집했고 솜씨 좋은 장인이 모여 우수한 생활용품을 만들면서 통영의 공예문화가 꽃을 피우게 됐다.
18세기에는 지방 가운데 가장 많은 장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이곳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에는 ‘통영’이라는 지명이 붙어 통영소반, 통영자개, 통영장석, 통영갓 등으로 불리며 통영공예품은 전국의 으뜸으로 꼽혔다.
‘생활 속의 공예품’ 코너에서 이를 확인 할 수 있다. 이 코너에는 갓, 소반, 농, 장 등 우리 의식주 생활 전반에 걸친 생활용품 등이 전시돼 있어 당시 우수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의 섬세하고 견고한 솜씨을 엿 볼 수 있다.
이외 민속실 한 코너에는 통영에서 나고 자라 통영공예품을 봐 온 사람들이 후대에 전해주고 싶은 애장품들이 전시돼 있다.
통영시립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은 다양한 기획 전시로 관람객의 발길을 끌고 있는데 현재는 ‘이영준 기증유물’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6월 10일부터는 ‘천안삼거리, 역사와 문화의 길목을 가다’전을 개최해 관람객들에게 볼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어느 시대나 시대상을 반영하는 문화산물이 있고 그것들이 전해주는 시대정신이 있다”며 “통영의 소중한 문화자산을 잘 보전 전시해 후대를 위해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