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63> 강원 춘천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63> 강원 춘천
  • 경남일보
  • 승인 2016.05.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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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가는 기차 '맛과 멋'이 운치있게 칙칙폭폭
▲ 춘천역


초여름, ITX 청춘열차에 몸을 싣고 용산에서 청량리를 거쳐 경춘선을 타고 온가족이 춘천으로 달려간다. ITX는 Inter-City Train eXpress의 약자로 도시간 급행열차를 뜻한다. 이 열차는 2012년 2월 28일 영업을 개시한 준고속열차로 코레일 수도권 광역사업본부가 운영한다.

용산역에서 열차에 올라 서빙고역을 지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아름다운 전경이 감상하고 청량리역을 지나 시가지를 벗어나자 최고 속도로 질주하며 주마등처럼 스치며 볼 수 있는 우리 산야의 절경을 만끽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열차 가운데 KTX에 이어 두 번째 등급의 속도다. 국내 열차로는 처음으로 2층 객차도 2량이 있다. 객차 내부에는 수유실과 자전거 거치대, 자판기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고 주중 44회, 주말 54회 왕복 운행에 용산역 출발 약 70분 후에 춘천역에 도착한다.

플랫폼을 걸어 역 앞 시티투어버스에 몸을 싣자, 잠시 후 조선시대 춘천 읍내장을 계승한 전통시장으로, 닭갈비골목이 있어 더 유명한 춘천낭만시장 앞에 도착했다.

낭만시장은 춘천의 대표적 재래시장이다. 한복 가방 신발 의류 가전 귀금속과 각종 먹거리 등 다양한 상품과 소박한 인심이 있는 추억의 시장. 특히, TV드라마 겨울연가의 인기로 일본 및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장이다. 우미닭갈비집을 찾았다. 춘천닭갈비는 1960년대 말 선술집 막걸리 판에서 숯불에 구워 술안주로 했던 것을 휴가나 외출·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많이 먹었던 것에서 시작됐다. 적은 돈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대학생들도 좋아하는 음식이었다는데, 동치미와 야채를 자꾸 가져다주는 친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닭갈비를 실컷 즐기고, 막국수까지 먹고 나니 부러울 것이 없다.

 
▲ 김유정문학촌


다시 시티투어버스는 김유정문학촌으로 향한다. 이 고장에서 출생한 김유정은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 문과를 중퇴한 후, 한때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금광에 몰두하다가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소낙비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각별한 교우로 지낸 이상을 만났고 폐결핵에 시달리면서 29세를 일기로 요절하기까지 불과 2년 동안 30여 편의 작품을 남긴 작가다. 문학촌은 김유정의 사상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김유정기념사업회가 2002년 8월 일반시민들에게 김유정의 삶과 문학을 좀 더 가까이 소개하기 위해 설립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농촌을 무대로 한 것인데, 데릴사위인 머슴과 장인 사이의 희극적인 갈등을 소박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린 그의 대표적인 농촌소설 ‘봄봄’과 동백꽃의 익살스러운 장면을 밀랍인형으로 즐기며 그의 문학세계를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어 좋다.

가까이에는 한국철도 역사상 최초로 역명에 사람 이름을 사용한 김유정역도 있다. 강촌역과 남춘천역 사이에 있는 이 역은 1939년 7월 25일 신남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2004년 12월 1일 김유정역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옛 추억과 낭만이 서린 간이역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춘천시는 옛 경춘선 관광자원화 사업의 하나로 옛 경춘선을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 2량과 기관차 1량을 구매, 구 김유정 역사 앞에 설치했다. 열차 내부는 북카페로 꾸미고 부근에 아기자기한 조형물을 설치해 역사 분위기를 만들었고 옛 간이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인근에 테마 공원도 조성했다.

 
▲ 책으로 장식한 건물



가까이에는 김유정역에서 강촌역까지 이어지는 레이바이크도 있다. 주변에 온통 책으로 장식한 건물을 따라 레일파크로 들어서, 70여 년간 사랑과 추억을 싣고 달려온 옛 경춘선의 빼어난 경관을 즐기며 북한강변을 따라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레일파크 입구에는 누리나비라는 하강레포츠시설도 있어 레일바이크를 예약하여 타고 하강레포츠시설을 이용하면 할인도 있어 다양하게 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좋겠다. 이번 춘천 여행은 시티투어버스로 이동하며 시간을 맞추다 보니 많은 것을 다 체험할 수는 없음에 아쉬움이 많았다. 이어 구곡폭포로 향한다.

해발486m의 봉화산에 아홉구비를 돌아 떨어지는 50m의 웅장한 물줄기가 장관인 구곡폭포는 매표소에서 걸어서 약 20여분 거리에 있다. 860m의 산책로 주변경관은 너무나 아름다우면서 연인과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돌탑 및 구곡혼을 담을 수 있는 시설물들이 잘 정비되어 있다. 폭포 아래에 서면 그 높이와 웅장함이 주변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져 기괴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하늘벽 바위등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구곡폭포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삼림욕까지 즐기고, 강촌유원지와 의암댐을 지나 박사로를 달려 의암호반의 애니메이션박물관으로 간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7년 동안 진행해온 애니타운 페스티벌을 바탕으로 2003년에 개관했다. 춘천시와 춘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애니메이션박물관이다. 창작 예술품과 삶의 표현 매체로 자리 잡고 있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의 근간을 마련하고, 우리 애니메이션의 위상과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박물관 옆에는 로봇스튜디오도 새로 선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호수 위에 떠있는 중도유원지 평화유원지 등을 바라보며 석양 무렵에 인형박물관을 지나 소양강처녀상에 도착했다. 소양강처녀상은 18세 소녀의 청순함과 애틋한 기다림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남상연 조각가의 작품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는 듯하다. 물고기동상과 기념비도 있어 버튼을 누르면 춘천을 상징하는 노래인 소양강처녀를 들으며 애수에 젖어볼 수도 있다. 겨울연가의 촬영지도 마다하고, 춘천옹심이를 찾아 옹심이와 옹심이메밀칼국수를 맛보며 춘천 일정을 마무리했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소양강처녀상


감자전
 
닭갈비



 
옹심이와 옹심이 메밀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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