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예술적 개입에 주목하자
[경일포럼] 예술적 개입에 주목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16.06.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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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예술적 개입(Artistic Intervention)이란 ‘기업 현장에 예술가 혹은 예술적 요소를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예술적 개입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사건은 배우 공유와 공효진이 나오는 SSG 광고다. ‘영어 잘 하시죠?’라고 묻는 여성에게 ‘쓱’이라고 답하는 엉뚱한 광고다.

필자는 그 광고를 봤을 때 놀랐다. 우리 광고가 이렇게나 세련됐나 하는. 광고 배경은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그림을 교묘한 방식으로 차용한 것이었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배경으로 했지만 광고는 아주 고급스러웠다. 한 번 본 것만으로도 인상 깊었다. ‘이 선전은 대박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SSG에 대한 후문이 들려왔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포털 SSG.COM의 CEO가 유명한 미술품 컬렉터이고 그의 지시로 광고에 호퍼의 그림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매출이 광고가 나간 이후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예술가를 생산라인에 투입한 후 생산효율성은 25% 상승한다는 이론이 있다. 그 이유는 예술가가 보는 세밀함이 다른 작업자들에게 전달되고 이로 인해 시스템의 효율성이 증대하고 생산능률을 올려주는 결과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산업분야에서 예술적 개입은 활용되고 있다. 루비통, 샤넬 등등 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잘 돼야 소비자들로부터 이목을 집중하게 되고 판매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뿐일까. 예술적 개입은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고, 실생활에서 수시로 느끼는 과정이 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가야 제품이든 집이든 구조든 더 잘 팔리고 상품의 가치는 향상된다. 그만큼 예술, 아트(Art)는 우리의 실생활 모든 분야에 침투해 있다. 이제 예술이 접목되지 않은 산업은 있을 수 없고 또 산업성장을 위해서도 예술은 필수적으로 접목돼야 할 분야인 것이다.

산림분야에서도 이러한 예술적 개입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휴양림을 조성할 때 휴식터인 나무집을 짓는다고 하자. 디자인이 잘 되고 눈에 띄며 아름다운 구조와 외관이 되면 사람들은 숲을 보면서 쉬고 싶은 생각이 더 들게 된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몇몇 나라에서는 사각형 나무를 키우고 있다. 침엽수의 경우 동그랗게 자란다. 그러나 나무가 자라는 바깥으로 사각형 틀을 세워 놓으면 나무들은 부피생장을 하면서 점점 그 틀에 맞도록 자라게 되고 결국 사각형 나무로 자란다. 사각형 나무는 목재로 가공할 경우 버려지는 나무도 적어 동그란 나무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다. 이것도 능률을 올리는 예술적 개입일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숲에 간단한 집을 공중에 짓는 것이 휴양의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살아있는 나무의 기둥 중간에 와이어와 각종 부재를 활용해 호텔 같은 집을 짓는 것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작은 구조로 큰 나무들 사이에 데크도 놓아 정글북에 나오는 모험의 집처럼 짓는 것이다. 공중에 떠 있는 집, 구조는 와이어 등 안정적인 구조로 튼튼하게 하고 예술적으로 짓는 작은 집은 휴식의 공간으로 딱이다. 화장실이나 물을 사용하는 것 등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숲 속에서 쉬는 공간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지금 ‘치유의 숲’이 대세인 것처럼 전파되고 있다. 이런 예술적 개입이 완성된 공중쉼터에서 치유를 하면 어떨까.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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