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마누라는 전생에 웬수?
[경일춘추] 마누라는 전생에 웬수?
  • 경남일보
  • 승인 2016.06.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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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석 (대한웅변인 협회 경남지부 회장)
장문석

처녀 총각 때는 결혼하지 못하면 죽네 사네하며 법석을 떨다가 결혼을 했으면 재미있게 살아야 하는데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사흘이 멀다고 부부싸움을 하는 것을 보면 전생에 무슨 원수진 일이 없이 이렇게 싸울 수가 있겠는가?

옛날 어느 부부가 살았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남편이 날이면 날마다 몽둥이로 아내를 때리는 바람에 골병이 들게 되었다. 어느 날 스님이 공양을 왔을 때 사정을 했다. “스님, 공양은 얼마든지 할 테니 남편이 제발 때리지 못하게 해주세요. 이제 매를 맞아 골병이 들게 되었습니다.”

한참 아내를 바라보던 스님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해보시겠소?” “어떻게 하면 됩니까?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스님.” “그렇다면 오늘 방안에 짚단을 하나 가져다 놓도록 하시오.”

반신반의하면서 스님이 시킨 대로 짚단을 방 윗목에 놓아두고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남편이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두리번거리더니 윗목에 놓여 있는 짚단을 집어들고 아내를 때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아내를 때리던 남편은 지쳤는지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는 아내에게 매질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며칠 후 스님이 찾아왔을 때 “스님, 참 이상합니다. 스님이 시킨 대로 했더니 그 이후로는 때리지를 않습니다.”

스님이 빙긋이 웃으면서 “당신은 전생에 농부였고 남편은 황소였는데 밭갈이를 할 때 당신은 수없는 매질을 황소에게 했고 이제 부부가 되어 그때 매질을 한 수만큼 당신은 남편으로부터 매를 맞아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몽둥이로 계속 매를 맞는다면 결국 골병이 들 수밖에 없었겠지만 짚단으로 매를 맞았기 때문에 아프지도 않고 지푸라기 수만큼 한꺼번에 맞은 결과가 되어 이제부터는 남편이 당신을 때리지 않을 것입니다. 나무관세음보살.”

그 이후 이 부부는 오순도순 재미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결국 부부는 전생에 원수 사이였기에 전생에 지었던 업보를 이승에서 부부로 만나 그렇게 싸우면서 업보를 하나하나 갚아 나가는가 보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아내나 남편과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부터라도 부부간에 싸우지 말고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래야 다시 태어날 때 부부로 만나지 않을 테니까.

 

장문석 (대한웅변인 협회 경남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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