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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대학에서 감당해야 할 융합교육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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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3  09: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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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국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모든 생명체 중 거의 유일하게 예측, 유추, 추리, 종합, 직관 등 복잡다단한 사고작용을 함으로써 만물의 영장으로 자임해온 인간이 기계문명의 총아 앞에서 무릎 꿇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시대에 대학교육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인간 삶의 매 순간이 인공지능과의 대결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닥쳐올 생활 패턴과 삶의 질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인간의 존엄성마저 유지하기 어렵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과거 대학교육의 목표는 전문인의 양성이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사회의 어느 분야에서든지 능력을 발휘하며 국가발전을 이끌 수 있었다. 반면 오늘날의 대학교육은 교양인을 양성하는 것으로 격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학 졸업자라도 기업에 취업하여서는 다시 재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교양인을 양성하는 대학교육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교양인은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지식의 조화로운 습득 속에서 역사와 철학, 종교, 세계, 환경, 노동 등 다양한 가치와 역할에 주목하는 지성인을 가리킨다.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교양인이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을 일상생활에서 하나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반려자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그러한 상황에 직면하면 누구든지 정신적 아노미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대학에서는 미래사회에서도 도태되지 않고 오히려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발전을 리드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여기에서 융합교육의 개념이 등장한다. 융합교육이란 인문계열, 자연계열, 이공계열, 의약학계열 등으로 학문영역을 나누던 과거의 분류기준에서 탈피하여 학문의 장벽과 패러다임을 넘나들면서 연구하고 교육하는 것은 말한다. 사학과 사회학을 기반으로 컴퓨터과학을 연구한다든가 인류학에 화학이나 농학을 접목한다든가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경상대에서는 자연과학대학 교수가 인문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특강을 하거나 반대로 인문대학 교수가 자연과학대학 교수들 앞에서 전공 분야 강의를 하는 일이 이제 전혀 낯설지 않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문화적 충격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어떻게, 얼마나 기여할지를 판단하고 그것을 실현시킬 책무도 맡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융합교육은 초중등학교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학 교육에서도 융합교육의 개념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미래 예측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다.

경상대는 인문ㆍ사회와 이공계 분야의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모든 졸업생이 융합적 사고능력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이나 인성과목 이수를 의무화하여 이른바 ‘융합 인성 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을 상기하면 대학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결국 ‘융합교육’이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여기에 인성교육을 더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경상대는 이미 시험 단계에 들어섰다.

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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