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진주의 새 관문 복합터미널센터
[객원칼럼] 진주의 새 관문 복합터미널센터
  • 경남일보
  • 승인 2016.06.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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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진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관문은 나라의 현관이나 요충지를 지나가기 위해 통과하는 지점을 일컫는 말이다. 도시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었을 때는 성문이 주로 관문 역할을 했다. 오늘날 현대적 의미에서의 관문은 외지에서 비행기, 기차, 배, 버스, 자동차 등의 교통수단을 통해 도착하는 지점으로 바뀌게 됐다. 특히 다중이 이용하는 기차역이나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터미널은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그 지역의 첫 인상을 각인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진주에 기차가 들어온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이다. 최초의 기차역은 동성가든 뒤쪽에 있었고, 그 뒤에 지금의 구 역사로 자리를 옮겼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터미널은 1970년대에 장대동과 칠암동에 각각 준공됐다. 하지만 이처럼 다른 시대에 지어졌고 또 각각 흩어져 있다 보니 상호간의 연계성이 부족해 이용객들의 불편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기차나 고속버스로 진주에 도착한 사람들이 인근 지역으로 가는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택시나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이 세 가지 교통기관을 함께 묶어 줄 수 있는 복합터미널센터의 건립이 논의됐다. 하지만 사업의 주체와 그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고 주변 상인과 주민들이 반대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져 논의는 다시 물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그러다가 최근 KTX 열차 개통을 위한 직선 및 복선화 작업으로 새로운 진주역사가 탄생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복합터미널센터 건립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됐고, 진주시는 진주역 근처에 있는 개양오거리 인접 부지를 지목하고 시행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 복합터미널이 완성되면 진주는 명실공히 서부경남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남부의 교통중심지로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합터미널 건립의 이점은 다양한 교통수단 간의 연계성이 좋아진다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고속버스나 시외버스터미널의 위치는 도심 내 불필요한 버스 교통량을 늘린다는 폐해가 있다. 터미널 이전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없애고 도시 내 쾌적한 교통환경을 담보해 줄 수가 있다. 또 하나의 좋은 점은 건설위주의 혁신도시 위상에 걸맞은 수려한 건축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의 터미널은 낡고 특별한 건축미가 없는 진부한 것이어서 타지에서 오는 손님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 정도이다.

진주시와 이번에 지정된 사업자는 단순한 터미널이 아닌 매우 야심적인 멀티플렉스형의 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초현대적인 상가는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시설과 국제적 수준의 컨벤션센터 등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또한 녹지와 광장 등의 매력적인 도시 공공공간들도 생겨나게 돼 기대감을 더해준다. 이로써 새로운 랜드마크가 태어나게 돼 우리 도시와 시민의 품격을 한층 더 올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되는 것은 기존 터미널 주변의 상권 약화와 이로 인한 도심공동화 현상의 심화이다. 따라서 현재의 터미널 부지에 이를 해소하고 대응할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만진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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