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한 구멍에 콩 세 알을 심는 이유
[경일포럼] 한 구멍에 콩 세 알을 심는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16.06.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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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농학박사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올해 오뉴월 날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화는 세계적 추세’라고는 하지만 5월 중순에 맞는 폭염주의보는 처음이라고 발표한 것만 봐도 그렇다. 지구온난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보면 일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전쟁이 나던 해에도 5월의 온도가 34.4도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 날씨 같은 자연현상이 전형적으로 해마다 똑같을 수는 없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태국 등에서 나타나는 고온현상 또한 자연의 큰 흐름 속에서 일상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폭염제도가 시행된 후 5월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그러니까 올해 5월, 가장 빨리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이상기후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인도는 폭염으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태국과 베트남의 가뭄 또한 심각하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을까.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올해가 관측 이래 1년 전체 기온이 전 지구적으로 가장 높은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지구가 그만큼 따뜻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굳이 5월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는 추세라면 이러한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은 무엇이고. 우리나라에 때 이른 폭염이 오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인간이 산업활동 이후 석탄과 석유를 많이 때면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에 방출됐다. 그렇게 대기에 떠 있는 이산화탄소가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를 받은 만큼 내보내지 못하고 가두게 되면서 온실효과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서 지구대기의 순환적 문제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나 엘니뇨, 라니냐 같은 것들이 바로 영향을 미친다.

적도 부근 태평양 바다의 감시구역에서 매일 해수온도를 재는데, 5개월 이상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속될 때를 ‘엘니뇨’, 평년보다 낮은 온도가 지속되면 ‘라니냐’라고 한다. 그로 인한 기후변화의 하나로 나타나는 것이 그동안 춥지 않던 곳이 굉장히 추워진다거나, 그 지역에서 보여야 될 기온보다도 극한적으로 더운 날씨가 나타나는 등 날씨가 널뛰기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필자는 이러한 기후변화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기후대책이야말로 결국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우리 선조들의 생활 속 지혜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농사에 대한 격언 중 ‘한 구멍에 콩을 세 알 심으라’는 말이 있다. 한 알은 하늘을 나는 새들의, 다른 하나는 땅에 사는 동물들의 먹이로 심고, 나머지 한 알은 인간의 먹을거리를 위한 씨앗으로 심으라는 뜻이다. 참으로 훌륭한 사상이 담긴 행동이 아닐까.

우리 인간들은 이기적이게도 ‘이 땅의 주인은 인간’이라는 착각에 빠져 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도시에서는 온통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재앙의 환경 속에 살다보니 이 지구엔 오직 인간만이 살고 있고, 나머지는 인간을 위한 먹을거리나 즐길거리를 위해 존재하는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 여기면서 자연과 공생하는 자세로 ‘한 구멍에 콩 세 알’을 심었다. 이러한 지혜를 현재의 우리들이 실천하고 이어왔다면 지난 5월의 폭염주의보 같은 이상기후 현상은 미리 대비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박남창 (농학박사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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