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득신과 치수
[농업이야기] 득신과 치수
  • 경남일보
  • 승인 2016.06.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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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기술담당지도관)
▲ 조성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기술담당지도관


옛날 선인들은 책력을 펴 놓고 정월 초하루에 십간십이지를 가지고 그 해의 농사를 예고하곤 했다.

그 중에서 득신과 치수를 가장 많이 활용하였다. 십간 중에서 신은 금에 해당하여 벼의 개화를 관장한다고 하여 득신이라고 한다.

그 해 정월 초에 신일이 며칠이냐를 가지고 득신을 붙였다. 삼일득신이면 벼의 개화기간이 삼일이라는 뜻이고 십일득신이면 벼의 개화기간이 십일이라는 뜻이다. 벼는 개화기간에 따라 작황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화기간이 짧거나 길어도 좋지 않다. 벼의 적정 개화기간은 4일에서 6일 사이로 오일득신이 가장 좋고 사일득신과 육일득신도 좋다고 한다. 그 외에 삼일득신과 칠일득신은 평년작이고 그 외에는 흉년이 든다고 한다. 2015년에는 정월 초엿새가 신일이라서 육일득신으로 풍년이 들었다. 올해에는 정월 초이틀이 신일이라 이일득신이라고 한다. 벼의 개화기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으니 제대로 수정이 되지 않아 흉년이 들것이다.

용은 물을 다스린다고 하여 치수라 한다. 정월 초하루에 십이지 중에서 용날이 언제 들었는지를 보고 치수를 붙였다. 용이 많을수록 비 오는 날이 많고 적을수록 비 내리는 날이 적다고 볼 수 있다. 경우에는 용이 많으면 화합이 되지 않아 서로 미루다가 비를 적게 내릴 수도 있고 용이 적으면 방심하거나 제 멋대로 한다고도 한다. 2015년에는 초사흘에 용 날이어서 삼룡치수라 세 마리의 용이 물을 다스리니 약간 가물지만 적당하게 비가 내렸다. 올해에는 초아흐레가 용 날이어서 구룡 치수라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다스리니 비가 잦을 것이다.

그 외에도 정월 초에 소와 말날이 언제인지를 가지고 경전과 타부를 붙여서 활용하였다. 따라서 금년 농사 시운은 이일득신에 구룡치수, 육우경전에 십일 마타부이다. 해석을 해 보면 벼의 개화기가 이틀밖에 되지 않아 바람에 의해 제대로 수정이 되지 않는 피해가 많아 흉년이 들것이고 물을 다스리는 용이 많아 비가 잦을 것이며, 여섯 마리의 소가 밭을 가니 일꾼은 모자람 없이 적당하고 수례를 열한마리의 말이 끌고 들어오니 이익은 높을 것이다.

올해에는 바람과 비가 많은 해이니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질소질비료 시용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검정을 하여 시비처방서를 받아서 토양의 성질과 성분을 알아서 알맞게 시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에는 표준시비량(10a당 질소 9kg)만이라도 지켜서 시비를 하면 가을에 수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높아 더 좋은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풍년이라고 올해에도 질소질 비료를 과용하면 출수가 늦을 뿐만 아니라 벼 흰잎마름병, 이삭도열병과 잎집무늬마름병, 흰등멸구, 혹명나방의 피해가 심할 것이다. 또한 작은 비바람에도 쉽게 쓰러져서 큰 피해를 볼 것이니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다.

조성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기술담당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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