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왜 떨어지고 있는가
[경일시론]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왜 떨어지고 있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16.06.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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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최근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추정결과’ 보고서를 통해 “잠재성장률이 최근 3% 초반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이란 자본, 노동력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말한다. 2001~2005년만 해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5% 안팎(4.8~5.2%)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인 2011~2015년 3.2~3.4%로 뚝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2011~2015년 우리나라의 실제 성장률은 연평균 3.0%로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규모가 일정기간에 늘어난 정도를 나타낸다. 인구가 늘어나 고용이 많아질수록, 또 기술이 발전하고 생산성이 향상될수록 경제성장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지면서 실업이 증가하고 투자가 줄어들면 경제성장률도 낮아진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은 경기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경기변동과는 무관하게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고의 노력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성장치는 얼마나 될까. 이것이 바로 잠재성장률이다. 한 국가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돈, 노동력, 천연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률 전망치인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이나 자본 등 생산요소의 장기적인 증가 속도와 기술의 발전속도 등에 의해 결정된다. 즉 장기적인 고용 증가율과 노동자 1인당 생산능력 증가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연평균 8% 내외에 달하다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낮아졌다. 2000년대 초반에는 평균성장률이 4~5% 정도였고, 최근 몇 년간은 2%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장기평균을 구하면 경기변동에 의한 성장률의 오르내림이 상쇄되므로, 이 같은 장기성장률 추이는 잠재성장률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이처럼 하락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인구증가율이 하락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구구조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령인구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과거에 비해 늘고 있지만, 앞의 두 요인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고용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15~65세)는 향후 수년내 감소세로 전환하고, 총인구도 2030년 이후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1인당 생산성은 감소하게 될 것이고, 잠재성장률도 당분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인구증가율이 낮아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겪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 고도성장기와 같은 성장을 지속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성장률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둔화되면 경제사회가 역동성을 잃고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보다 인구변화가 20년가량 앞선 일본의 경우 성장 부진과 역동성 저하로 장기침체를 겪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적절한 정책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 여성 및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정책(보육지원 강화, 직장에서의 남녀차별 억제, 정년연장 등), 연구개발 및 경제활성화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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