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위아래가 푹 썩은 대우해양조선’ 전 경영진
[경일시론] ‘위아래가 푹 썩은 대우해양조선’ 전 경영진
  • 경남일보
  • 승인 2016.07.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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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대규모 부실로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거제 대우조선해양의 상상을 초월하는 분식회계, 횡령 ,성과급잔치 등 비리가 점입가경이다. 비리 복마전(伏魔殿)에 혈세까지 투입해 살릴 만한 회사인가란 말도 나온다. 말 그대로 대우조선은 ‘부실 경영의 대명사이자 비리종합세트 백화점’이다. 전직 대표이사-중간간부들은 배임-분식회계-방만 경영 등으로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었다. 후안무치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대우조선의 비리백태를 보면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부정한 돈 20억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전 사장 남상태씨를 비롯, 비리는 사장부터 중간직원에 이르기까지 회삿돈을 ‘눈먼 돈’처럼 다룬 이유는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각자 위치에서 저마다 회삿돈 빼먹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리 伏魔殿-부실 경영 대명사’

구속된 전 직원 임모 차장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허위 거래명세표를 2734회나 작성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180억여원을 빼돌렸다. 직원 한 명이 거액을 가로채는데도 8년 동안이나 몰랐다니 기가 막히다. 이 돈으로 내연녀와 함께 아파트, 상가, 외제 승용차, 각종 명품 등을 구입했다. 회사 자체 감사시스템이 고장 나도 한참 고장 났다는 증거다. 임 전 차장의 뒤를 봐준 고위 임직원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감사원과 검찰수사에서 2012부터 3년간 5조여원의 분식회계를 했음이 밝혀졌다. 감사결과를 보고 정부 관계자가 “세계 2위 조선사가 이렇게까지 썩어 있을 줄은 몰랐다”며 탄식했다 한다. 저가 수주와 분식회계로 실적을 뻥튀기하는 등 총체적 비리가 확인된 데 대한 반응이다. ‘이제서야 알았다’는 정부 관계자 반응은 감사결과 못지않게 당혹스럽다. ‘장삼이사(張三李四)’도 눈치챈 일을 정부만 몰랐다는 건 직무유기의 고백에 다름 아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방만한 관리와 부실경영이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국민 가슴에 못질을 한 국민 배신의 종합판” 같은 대우조선에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 10조원이 투입된 회사로 이런 회사에 세금을 더 이상 지원할 수는 없다. 지난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한때 구조조정 모범사례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거쳐 불과 2년 만인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그때 바로 매각, 새 주인을 찾아주고, 공적자금을 회수했다면 해피엔딩이었을 것이다. 정부는 16년 가까이 갖은 핑계를 대며 매각을 미뤄오면서 국영조선사나 다름없이 방치하다 예고된 파멸을 초래한 것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

대우조선은 정치권력과 결탁한 인사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자기 배만 불리고 떠나가는 행위가 반복됐다. 부도덕한 경영진과 간부들은 ‘주인 없는 회삿돈’을 빼먹었다. 은행, 회계법인까지 가세, 분식회계를 눈감아줬다. ‘위아래가 푹 썩은 대우해양조선 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전모를 파헤칠 수 있는 국정조사와 청문회도 실시돼야 한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는 ‘획죄어천(獲罪於天)이면 무소도야(無所禱也)’의 공자말씀보다 더한 것 같다. 근로자의 피해도 막아야 하지만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없으면 지원해선 안된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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