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며 진정성있는 언어의 위력
긍정적이며 진정성있는 언어의 위력
  • 경남일보
  • 승인 2016.07.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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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식 (경상남도교육청 학교혁신과 과장)
이국식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언어습관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언어가 사고활동을 조장해 지적발달과 인성발달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들이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바른 언어생활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 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한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언어습관은 건전한 성인으로 성숙할 수 있는 뿌리가 된다.

1982년, 영국은 자국 소속인 포클랜드 섬을 두고 아르헨티나와 전쟁을 벌인 일이 있었다. 이 전쟁에서 영국은 250여명의 희생자를 내면서까지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을 유지하게 된다. 당시 영국의 수상이었던 철의 여인 대처는 휴가도 반납한 채 수많은 희생자 가족에게 진심을 담은 위로의 글을 친필로 써서 발송했다. 유족들은 공감했고, 그 결과 보상과정이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원만한 합의를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언어의 위력, 진정성이 담긴 표현의 힘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언어는 표현과 이해로 그 기능을 나눌 수 있다. 언어의 표현은 자신의 내면에 머무르는 ‘이해’를 타인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나와 상대를 잇는 가교이다. 필자와 같은 세대는 자라면서 어른들로부터 부정적인 말은 곧 ‘복 나가는 소리’이고, 긍정적인 말은 ‘복을 불러들인다’는 얘기를 늘 듣고 자랐다. 이 말은 긍정적인 언어사용은 당사자를 긍정적이며 아울러 긍정적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인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배려에 대한 진정성이 전제돼 있어야 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받고, 사이버상에서는 익명을 담보로 무작정 생각을 쏟아내는 세상이 됐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부정적 표현의 한 줄 메시지가 아이들을 쓰러지게 하고, 악플은 언어의 황폐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피해 당사자를 죽음으로까지 몰아가는 범죄행위에 해당된다.

아이들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들의 겉모습만 일시적으로 빛나게 할 뿐이다. 아이들의 내면까지 일생토록 빛나게 할 수 있는 일은 고운 말과 바른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아이 스스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말이든 문자이든 바르게 쓸 줄 아는 언어생활 습관이 바른 인성교육의 출발점이다.

 

이국식 (경상남도교육청 학교혁신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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