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물을 돈 쓰듯 아껴 쓰자!
[경일포럼] 물을 돈 쓰듯 아껴 쓰자!
  • 경남일보
  • 승인 2016.07.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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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예부터 오뉴월 장마라는 말이 있다. 양력으로 말하면 6, 7월로, 6월 하순이면 흐린 날과 비오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하여 장마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 준다. 우리나라는 일년 강수량의 30%가 장마철에 집중되어 있다. 1970년대 이전에는 이 시기에 홍수가 자주 발생하였는데, 여름 장맛비가 그 원인이었던 것이다. 간혹 태풍으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장맛비로 인한 홍수의 피해는 전국적이며 규모도 더 크다. 이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었으나 다행스럽게도 산림녹화 및 치산사업에 따른 사방댐 건설과 같은 1, 2차 치산녹화 사업의 성공으로 홍수로 인한 피해는 크게 줄었다. 사실 지금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일으키는 산지재해가 예전의 홍수 피해와 맞먹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다.

국토의 64%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나라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4위의 산림국가라는 명성을 자랑할 만큼 우리나라는 이제 명실상부한 공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이라 불려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날로 늘어가는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 없이는 거리를 지날 수 없는 날이 많아졌고, 수질오염과 부족에 따른 식수난으로 정수된 물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국가로 분류되는 불명예까지 안은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물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이때, 깨끗한 물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물은 생명이다’라는 말처럼 물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공평하게 나눠야 하는 자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물은 그 양이 한정되어 있다. 지구의 85%가 물이지만 그 가운데 사용할 수 있는 물은 1%뿐이라고 한다. 게다가 물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한 긴급구호단체에서 발표한 국제기준에 따르면 사람이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물의 최소량이 하루 15ℓ라고 한다. 아프리카 지역의 평균도 10∼20ℓ에 달하는데 반해 에티오피아 등과 같은 극심한 물부족 국가에선 1인당 5ℓ 미만인 곳도 수두룩하다. 이것은 국제기준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15초당 한 명씩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살인적이니 그 사정이 오죽하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물 사용량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일인당 하루 평균 수돗물 소비량이 무려 284ℓ, 작은 생수병으로 570병에 해당한다고 한다. 샤워하면서 쓰는 물이 평균 50ℓ에 달한다니, 아프리카의 한 가족이 하루 종일 먹고 마시고 씻는 물보다도 많은 셈이다.

최근에 가뭄 때문에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물을 낭비하는 것을 비판하며 ‘가뭄에도 물을 물 쓰듯 쓰다니’라고들 말한다. 21세기, 물은 귀하게 대접받으면서도 한편으로 가장 흔한 것으로 취급된다. 물론 우리가 한국에서 물을 아껴 쓴다고 해서 그 아낀 물이 고스란히 아프리카로 가지는 않겠지만 그 미안한 마음, 이 한정적인 자원인 물을 아껴 쓰려는 실천이야말로 지구 전체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물을 물 쓰듯’ 쓰는 대신에 ‘물을 돈 쓰듯’ 해보는 것이 어떨까.

 
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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