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광양 경전선 단선구간 마지막 운행
진주-광양 경전선 단선구간 마지막 운행
  • 김지원·박현영 미디어기자
  • 승인 2016.07.1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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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복선철로 달려…일부역 신설, 양보역 폐역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 경전선. 지난 1968년 2월7일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하동역에서 경전선 전체구간 개통기념행사가 열린지 반세기 만에 경전선이 복선화로 개통한다. 1905년 5월26일 삼랑진~마산구간 첫 열차운행부터 계산하면 100년만의 변신이다.

66.8㎞ 노선에 74분이 걸리던 진주-광양은 51.5㎞로 단축돼 42분으로 가까워졌다. 복선화된 철로로 인해 이동시간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선로용량이 증대되고 기존 노선이 개선돼 보다 편리한 철도여행이 제공될 예정이다.

편리성과 시간절약의 이면에는 느리고 덜컹이는 단선철도가 남겨졌다. 기존 경전선 진주-하동구간은 경사가 심하고 S곡선구간이 많아 거북이 운행이 빈번한 노선이었다. 복선화 개통으로 외길을 달려오던 구불구불 기차여행이 마감됐다.

경전선 마지막 운행 소식에 17살 철도동호회원은 서울에서 마지막 철길을 찾아왔다. 기관사가 꿈이라는 청년은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며 진주-광양간 간이역을 모두 들렀다고 했다. 덜컹거리는 기차의 추억은 ‘내일로’ 세대에게도 통하는 향수였다. 오늘을 끝으로 폐역되는 양보역에는 철도 동호인들이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역을 지나는 열차는 오늘로 마지막이다. 하동역, 횡천역, 북천역은 신설역으로 이전한다. 완사역은 기존역을 개량해서 운영한다.

하동역 광장에는 경전선전통비가 있다. 4시28분 도착하는 진주발 열차를 타고 온 100여명의 추억여행꾼들이 이 광장에서 마지막 단선열차의 추억을 공유했다. 1968년 개통식에 참석했다는 정병엽(68)씨는 손주와 함께 아침 열차를 타고 하동역에 도착했다. 청년기를 보낸 하동역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운 듯 역 구내를 오가던 정병엽씨는 “역사가 발전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한편으로 꼭 빠른게 좋은가 이런 생각도 든다”면서 밤 열시 기차로 아내가 오기로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이날 진주역과 하동역, 북천역에서 음료와 다과를 제공하고 행사열차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에게 기념컵과 스카프 등이 든 선물가방을 전달했다. 경전선 진주-광양 복선화 구간의 정식 개통식은 15일 열린다.

지난 봄 벚꽃 나리던 하동역에 도착하지 못했던 아쉬움은 영영 채우지 못하게 됐다. 마주오는 열차가 서로를 비켜주어야만 달릴 수 있는 외길. 반세기를 혼자 구불구불 달려온 경전선이 마지막 완행을 마무리했다. 편리함에 양보한 단선철길의 추억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날이다. 김지원·박현영 미디어기자



 
하동 양보역에서 횡천역으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고 있다. 양보역은 진주-광양간 복선화 구간 개통으로 7월13일부로 철도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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