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도시냐 소음도시냐' 김해신공항 연착륙 고민
'에어도시냐 소음도시냐' 김해신공항 연착륙 고민
  • 박준언
  • 승인 2016.07.18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활주로 추가 건설 등 기존공항 확장
정부 “2026년 개항 목표 신속 진행”
소음 대책은 확실하게 약속받아야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 대안으로 발표한 김해공항 확장안(김해신공항)이 인접 김해시에는 도시 색깔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 배후도시로서 한 단계 발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자칫 ‘에어도시’의 청사진은 희망으로만 끝나고, ‘소음 도시’로 전락할 우려도 존재하는 만큼 득과 실을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우려보다 희망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옳지만 처해 있는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당장 겪고 있는 항공기 소음 대처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김해시가 과연 정부가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을 어떻게 대처할지 짚어볼 문제다.

 
▲ 김해공항에 착륙해 주기장으로 이동중인 항공기. 사진제공-에어부산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

정부는 지난달 21일 부산 가덕도와 밀양 중 한곳에 영남권 신공항을 건설하는 대신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기존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해 사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2본인 김해공항 활주로에 V자 형태가 되도록 3.2km 길이의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해 A380 등 대형항공기들이 이용할 수있도록 하고, 터미널과 관제시설, 계류장 등도 새로 갖춰 사실상 신공항 수준으로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역을 맡은 프랑스 ADPI는 김해공항 확장에 4조 165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현재 연간 항공기 수용능력은 15만 2000회에서 29만 9000회로 2배 가까이 늘게 된다. 또 현재 연간 1733만명의이용객은 연간 40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김해신공항 조기 건설을 위해 올해 중으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내년에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 김해공항 주기장에 들어서고 있는 항공기. 사진제공-에어부산


◇김해의 항공기 소음 현실

김해공항 확장이 발표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항공기 소음피해다. 항공기 소음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공항 주변 지역에 대한 주민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항공기 소음피해지역 지원사업 전체예산 557억 7500만원 중 김해시에는 1억 9200만원이 지원됐다. 공항지역소음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주변에 총 9개소(부산 강서구 6곳, 김해시 3곳)에 자동측정망을 설치해 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해에 설치된 3곳은 공항 대문격인 불암동 일대 870m 내에 모두 모여 있어, 삼안동, 부원동, 내외동 등 사실상 소음에 노출되고 있는 타 지역에 대한 측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김해시청이 위치한 부원동 일원은 일부 항공기들이 항공사 마크가 육안으로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낮게 비행해 전화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소음을 낸다.

한 항공 전문가는 “항공기 고도가 1600피트(487m)일 경우 평균 소음을 75웨클(WECPNL) 이상으로 보는데, 마크가 선명하게 보일정도면 소음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허성곤 김해시장이 지난 12일 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해시


◇김해시의 입장

김해시는 김해공항 확장안과 관련해 지난 12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허성곤 시장은 직접 프레스센터를 찾아 ‘김해신공항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대정부 건의안을 내놓았다.

시는 김해신공항이 건설되면 공항 반경 8km 내에 22만명, 10km 내에 30만명의 시민들이 항공기 소음에 노출되는 만큼, 피해지역에 대한 정밀조사와 함께 현재 3곳인 소음 자동측정망을 10개로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또 건설 예정인 3.2km 활주로 1본의 방향 각도(40도)를 조정해 항공기 소음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부의 ‘신공항 기본 및 실시설계’시 김해시의 의견을 반영해 줄 것도 건의했다.

아울러 부산김해경전철과 부산마산복선전철을 연결해 신공항 연결 도로망을 확충하고 비음산터널 추진, 초정~화명간 광역도로 조기개설, 동김해IC~식만JTC 광역도로 조기개설도 주요 내용으로 건의했다. 특히 신공항이 건설되더라도 ‘김해공항’ 명칭은 그대로 사용해 줄 것도 빼놓지 않았다.

 
▲ 한국공항공사가 항공기 소음을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자동측정망.


◇정부의 입장

김해신공항 발표 직후 황교안 국무총리는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2026년 개항에 차질이 없도록 신속히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 강호인 장관도 지난 11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해신공항 개항을 최대한 1년 이상 앞당길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달 중에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올해만에 마무리하고, 내년 초에 공항개발 기본 계획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김해신공항 건설에 가장 걸림돌 중 하나가 바로 ‘소음’ 문제다.

정부는 ‘공항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5년마다 공항소음방지 및 주민지원에 관한 중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중기계획에는 자동소음측정망 설치(제8조 4항)에 관한 사업도 포함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소음대책지역 적정성 재검토를 위한 타당성 용역이 실시 중이다. 소음부담금부과체계 개선을 위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공항공사와 항공사,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을 수렴해 소음자동측정망 추가 설치나 재배치를 위한 협의를 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준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