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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도시재생사업의 추진 방향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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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1  17: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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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발 이후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도시가 성장도시와 사양도시로 양분돼 그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 228개 시·구·군 가운데 56.1%가 낙후 또는 쇠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도시재생문제가 국가적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업발전의 초기단계에서는 도시가 도심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도시 규모가 확대되면 도심에는 상업과 업무기능이 확대되고 삶의 질을 추구하는 고소득층은 교외에 베드타운을 형성하는 반면, 도심 주변은 저소득층의 주거지역으로 남게 돼 점차 낙후하게 된다. 따라서 최근 IT산업을 비롯한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심의 황폐화된 공간을 재생하는 사업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최근 혁신도시건설과 역세권 개발 등 대형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원도심의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구도심의 공동화를 방지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도시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도심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구도심 활성화를 추진하는 지자체에 중앙정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시재생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이다. 최근 필자가 문화탐사를 한 영국의 리버풀의 예를 들어본다. 리버풀은 산업혁명이 한창이었던 19세기말까지만 해도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전 세계 무역선의 40%가 정박할 정도로 융성한 항구였다. 특히 그 유명한 타이타닉 호가 뉴욕을 향해 출발한 도시다. 그러나 지금은 그 화려했던 역사를 뒤로한 채 부두에 정박된 배는 거의 없을 정도로 유령도시로 변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20세기 최대의 대중음악가 비틀즈가 있었고,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타이타닉 호가 있었으며 리버풀 FC가 있다. 쇠락한 리버풀은 타이타닉 호의 박물관과 비틀즈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도시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여기에 프로축구팀을 활용한 마케팅은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켜 지금은 인구 50만도 되지 않은 도시에서 연간 500만 이상의 관광객을 찾아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도시를 재생하면서 과거의 건물을 허물어 현대식으로 건축한 것이 아니라 옛 건물과 거리를 그대로 살려 오히려 고색창연한 모습에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만들었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 혁신도시건설과 역세권 개발 등으로 공동화돼 가는 구도심의 개발은 전면철거 후 재개발, 재건축의 사업방식은 지양하고 지역주민과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의 역사, 문화 그리고 기존 상가지역의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재생사업을 실현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기존의 하드웨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융합·접목이다. 1000년 고도 진주에는 진주성과 촉석루 그리고 남강이라는 하드웨어가 있다. 여기에 남강유등축제와 남명 선생의 정신이라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그러나 진주만의 특색이나 차별화된 상품이 없다. 핵심은 이를 어떻게 융합하고 접목하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의 도시재생도 온고지신, 즉 ‘혁신의 새로움’보다는 ‘과거의 모습을 승화하는 새로움’이 필요할 것이다.

 
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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