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농부 ‘세종대왕’
[농업이야기] 농부 ‘세종대왕’
  • 경남일보
  • 승인 2016.07.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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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 최재혁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세종대왕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왕으로 꼽힌다.

세종대왕을 존경하는 것은 훈민정음 창제와 과학기술의 발전 등 위대한 업적에서 비롯되었고 이러한 업적들이 애민정신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세종의 애민정신은 농업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게 했다. 세종 즉위 후 10여 년간 계속해서 가뭄이 들어 백성들은 굶주렸다. 세종은 열흘 밤을 지새울 정도로 고민을 거듭했고, 농사는 시간과 기상을 정확히 예측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 시계, 천체 관측기구 등 다양한 과학 기구를 발명하고 농서도 편찬했다.

세종의 농업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농사직설’이다. 당시 조선은 ‘농사집요’라는 중국 농서를 참고했는데, 중국과 농업조건이 달라 생산량이 효과적으로 높아지지 않았다. 세종은 우리 땅과 백성들에게 꼭 필요한 농사법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민본주의 사상에서 펴낸 것이 농사직설이다. 이 농서는 관리들이 농촌 현장을 찾아가 농부들의 경험담을 듣고 옮겨 놓은 책으로, 세종은 경복궁 후원에 논 한 결을 만든 뒤 직접 농사를 지어 농사직설의 농법이 더 효과적임을 확인한 후 더욱 적극적으로 보급해 나갔다.

또한 명나라 역법을 쓰던 것을 우리 실정에 맞는 달력으로 바꿨는데 이는 중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사로는 생산량을 높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 절기에 맞게 ‘칠정산내외편’ 이라는 달력을 만든 것이다.

세종의 농업에 대한 열정으로 고려 말에 비해 농지는 2.4배, 1결당 수확량은 4배가 늘어났다. 세종 시기의 농업은 공급량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생산량의 증대가 가장 중요했고, 세종은 농업에 필요한 과학기구 발명과 기술개발로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백성을 편안케 한 것이다.

현재 농업은 세종의 시기와는 달리 국내 소비가 정체 내지 감소추세이고, 수입 농축산물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국민들이 농식품 부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안전한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시스템 구축’으로 생각하고 있다. 더 이상 생산량의 증대가 농업의 핵심 논점이 아닌 것이다. 이제는 안전한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온 국민이 편안해질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위해 생산부분에서 농업 체질을 강화시켜 나가야 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도시민이 우리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선택하고 소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최재혁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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