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 구조조정 칼바람에 쌀쌀한 휴가
조선업체 구조조정 칼바람에 쌀쌀한 휴가
  • 허평세·김종환기자
  • 승인 2016.07.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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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조선업계 근로자들이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지만 조선불황으로 인한 구조조정 칼날 앞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도내 주요 조선소 근로자들은 25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1∼2주간 단체로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은 조선업 경기가 좋지 않아 휴가 후 구조조정 등 불투명한 미래때문에 마음이 편치않다.

대우조선 근로자들은 25일부터 1∼2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내달 5일까지 필수공정을 제외하고 근로자 모두가 여름휴가에 들어가 조선소가 사실상 휴업 상태에 빠진다.

이미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대우조선은 매년 300명~400명씩 내보낸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아니더라도 정년 등 자연감소분을 충원한다.

채권단이 이익을 내는 특수선 분야를 떼내고 나머지 사업부문은 매각 등에 나서기로 하면서 대우조선 노조가 특수선 분야 분리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과거 경영진들이 분식회계 등 혐의로 잇달아 구속되면서 회사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중 근로자들은 8월 1일부터 5일까지 일주일 단체휴가에 들어간다. 휴가기간 필수 공정을 제외하고 조선소가 올스톱한다. 정규직 1만4000명과 협력사 직원 2만6000명이 휴식에 들어간다.

삼성중 사측은 사무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모두 1000여명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2018년 말까지 3년간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통영의 성동조선해양 근로자들도 8월 1일부터 5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난다.

이들도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지만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 추가 수주가 없으면 당장 내년 말 일감이 바닥날 수 있다. 급여일인 지난 20일에는 월급을 받지 못했다. 채권단이 성동조선 노조의 지난 20일 조선업종 노조연대 파업 참여 등을 이유로 자금 신규지원을 미루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회사측은 27일쯤 급여의 30%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나머지 급여는 언제 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창원의 STX조선은 이미 18일부터 22일까지 휴가를 마쳤다.

STX조선 근로자들은 지난주말 휴가를 마쳤다. 앞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파산을 면하려면 고통스럽지만 강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자금난으로 2010년 3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기 이전 STX조선해양 정규직은 3600여명에 달했으나 이후 직원수를 1500여명이나 줄이는 구조조정을 했다.

이처럼 도내 조선업계는 이번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얼마나 많은 근로자들이 회사를 떠나야할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조선소 한 근로자는 “예년과 달리 휴가를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면서 “하루빨리 수주 등 좋은 소식이 들려 활기차게 일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평세·김종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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