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마음의 스승, 어머니
영원한 마음의 스승, 어머니
  • 경남일보
  • 승인 2016.07.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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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식 (경상남도교육청 학교혁신과 과장)
이국식

쏜살같이 달려가는 세월이 가끔 삶을 냉철하게 돌아보게 한다. 논어에서 공자는 자신의 인생을 세 가지 관점에서 성찰했다. 첫째, 묵이지지(默而識之), 인생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묵묵히 가슴 속에 간직하며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둘째, 학이불염(學而不厭), 배움에 싫증내지 않으며 배움이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셋째, 회인불권(誨人不倦), 남을 가르침에 있어서 게으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당신의 아들이 늘 다른 사람에게 ‘꽃’이 되길 바라셨던 어머님이 며칠 전 조용히 영면하셨다. 어머님을 보내드리던 날, 그제서야 당신이 기원했던 ‘아들’에 대해 나를 돌아보게 됐다.

학교를 졸업하고 교직에 첫발을 들였던 때 어머님과 함께 당신이 다니시던 절에 간 기억이 늘 가슴에 남아 있다. 대웅전에 어머님을 모셔다 드리고 나는 경내를 두어 바퀴 돌았지만 불심 깊은 어머님의 합장 기도는 끝날 줄을 몰랐다. 대웅전 댓돌에 앉아서 지나가는 소리로 들었던 것은 당신의 아들이 ‘다른 사람의 눈에 꽃이 되게 해달라’는 어머님의 나지막한 기도소리였다. 그날 이후 어머님의 간절한 기원은 오늘까지 내 삶의 이정표가 됐다.

어머님은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본 그야말로 촌부였다. 그럼에도 내게는 누구보다 위대한 스승이셨다. 초임교사 시절부터 방황하지 않고 발전적인 사고를 하고자 노력할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가 원동력이 됐다. 어머님은 이제 막 교단에 선 나에게 불심으로 삶의 나침반을 던져주신 것이었다.

선생인 나보다 더 큰 스승이었던 어머님은 가시는 길에서도 못난 아들에게 촛불이 돼주셨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생각을 묵묵히 가슴 속에 간직하며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배움에 싫증내지 않으며 배움이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남을 가르침에 있어서 게으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죽비처럼 아직도 ‘꽃’이 되지 못한 아들의 어깨를 내리치셨다.

공자도 스스로 하기 힘들었다고 말한 일들을 시골 아낙은 아들을 향한 기도로 이루고자 했다. 남들에게 ‘꽃’이 되라고 하셨던 어머님의 기도는 평생을 통해 가슴에 스며 있을 해묵은 지혜로 남아 있다. 영원한 스승이 그리워지는 오늘 아침에도 당장 무명치마 휘날리며 고향 산야를 누비시던 어머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이국식 (경상남도교육청 학교혁신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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