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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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6.07.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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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석 (대한웅변인협회 경남본부 회장)
장문석

2차 세계대전에 패망한 독일은 비참했다. 전 세계를 들어먹으려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 패망한 후 젊은이는 모두 죽고 살아남은 사람은 대부분 여자와 늙은이뿐이었다. 심지어 남편 좀 빌려 달라는 아우성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다. 폐허 속에 모두 희망을 포기하고 주저앉아 있을 때 이름 없는 어느 직장여성의 일기가 독일신문에 발표된 후 기적이 일어났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지금쯤 너는 잠에서 깨어나 엄마의 젖을 먹고 싶어 발버둥 치며 울고 있겠구나. 네 기저귀도 갈아주어야 할 시간이다. 아들아! 배고프거든 울어라. 전쟁터에서 아빠를 잃은 네가 좋은 날이 없다고 서러워하지 마라. 지금은 내가 장차 자라서 기름때 묻은 옷을 입고 조국이 전쟁에서 진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해서 밤을 새워 일해야 할 시간.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이 엄마는 너의 배를 굶기는 것이란다. 아들아! 한 시간만 더 참고 울어라. 달려가 젖을 먹여주마.” 이 일기가 신문에 발표되자 실의에 빠져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 직장으로 달려가 일을 시작했고, 오늘의 독일을 건설하게 됐다.

주권을 잃고 갈기갈기 찢겨진 상처투성이의 역사만을 아니 민족혼만은 포기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잃어버렸던 36년의 세월을 털어버리고 열심히 땀 흘린 역사가 조국의 현주소를 만들었으며 승자도 패자도 없는 6·25란 동족상잔의 참화도 겪으면서 세계 10위의 경제건설을 이뤄냈다. 우리는 국토와 민족분단이란 70년 세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 제2의 민족적 비운은 절대로 있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하루 한 끼마저 배불리 먹지 못하는 엄청난 식량난을 당하고 있어도 김정은 우상화에 날밤 지새우며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들어 적화통일을 위한 전쟁준비를 하고 있는 저들을 보면서 배고파 눈물 짓던 지난날을 뒤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 분단의 비극 속에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쉼 없는 도전을 받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길도 모색해야 하고, 봇물 터지듯 흘러넘치는 자유와 방종의 한계선을 분별할 줄 아는 민주시민이 돼야 한다. 또한 당리당략에 의한 극한점을 치닫는 정치인들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독일의 이름 없는 직장여성의 나라사랑의 기적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야 할 때라고 그날을 기다려 본다.

 

장문석  (대한웅변인협회 경남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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