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어머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어머니
  • 경남일보
  • 승인 2016.07.27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lip20160727103218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어머니



어제에서 오늘로 또 내일로

그 어떤 삶의 무게에도 끄떡 않으시는



덜컹거릴 때마다 나를 꽉 붙들어 주신



아! 세상의 모든 어머니



-김영숙(고성·2016년 어르신 문화동아리 작품)



나를 이 세상 골짜기에 처음으로 불러낸 어머니. 빗살무늬처럼 수놓은 얼굴 위 깊은 골짝처럼 팬 주름은 누가 데리고 왔는지. 매일매일 해결해야만 했던 삶의 문제 속에서 나는 그녀에게 과연 몇 톤쯤의 무게였는지 말이다. 똑바로 걷지 못하여서 매번 덜컹거릴 때마다 뜨거운 혈육의 고리로 나를 꽉 붙들어 주신, 이젠 팔순의 노모.

자식들 위해서라면 칸칸이 그 어떤 무게에도 꿈쩍 않으신 저 녹슨 흔적들. 하지만 언제부턴가 치매로 덜컹거리기 시작한 우리의 어머니. 이젠 그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시려는 걸까. 기억마저도 깨끗이 비우시느라 점점 가벼워지는 그녀의 침상을 슬며시 붙들어 본다. 혹서(酷暑)가 지나면 곧 가을이겠지. 기찻길 옆으로 한없이 이어질 스크린도어. 세상 모든 어머니를 닮은 코스모스가 사방 휘날리겠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