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 목욕탕. 2 (정이향 시인)
[경일시단] 목욕탕. 2 (정이향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16.08.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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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2  (정이향 시인)



여자들은 알몸으로 친구가 된다

처음 보면서도 부끄럽지 않는

서로의 등을 내주고 바가지를 빌려주며

스스럼없이 언니가 되고 동생이 되는 곳

따뜻한 탕 속은 안방이 된다

커피를 마시고 드라마 속 주인공의 화제를 빌어

자신의 속내를 흉금 없이 터놓는 그곳

알몸에서 상처가 나온다

어떻게 살았는지 바빠서 가꾸지 못한 뱃살

오래 서있어 휘어진 허리 굵어진 허벅지

땀이 나지 않아 갈라진 발뒤꿈치

때로는 누드화의 모델이 되어보기도 하다가

온기가 가시면 도로 가면을 쓰고

세상으로 돌아가는 은밀한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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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물기를 매달고 젖은 옷이 원형을 유지하며 붉다한 얼굴로 스치는 여인, 주술 같은 관습의 제한에서 벗어던진 홀가분함이 뿌연 수증기와 함께 이력과 생산의 그 기능들을 거침없이 드러낸 모습이 아직 남았다. 비밀은 노출되는 순간 별거 아니다 .나신으로 속내를 털어놓고 온 순백의 하루가 더 정갈할 것이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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