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392)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392)
  • 경남일보
  • 승인 2016.08.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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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경남문단에 최근 발표된 소설과 수필들(24)
고동주 수필가의 수필집 ‘달빛 닮은 흔적’에서 두 번째로 작품 <꽃신>을 읽을 차례다. 이 작품은 통영출신 재미 소설가 김용익(1920~1995)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용익 소설가의 10주기 추모의 밤 이야기로부터 수필은 시작된다. 추모의 밤은 통영문인협회 주최로 진행되었다.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을 시작으로 약력이 소개된다. 선생께서는 1920년 통영에서 출생하여 중학교를 나왔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에 있는 유명학원 영문과를 졸업했다. 28세때 1차 도미하여 유수한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소설을 전공하였다. 1956년 6월 한국인이면서 영어로 쓴 최초의 단편소설 <꽃신>을 발표하여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유명 매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배경으로 미국내 몇몇 재단과 창작예술센터 등에서 창작지원금이 답지했고, 그로 인해 집필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이때 쓴 여러 작품들 중에는 미국에서 외국인이 쓴 우수단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도 우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어 언론인들로부터 ‘마술의 펜’이라는 칭호를 얻을 만큼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한편 미국과 덴마크 등에서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기도 했다. 이렇게 세계문단을 휩쓴 매력은 작품의 밑바닥에 깔린 한국적인 정서나 진실하고 간절한 정의 끈과 아름다운 그리움 등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37세때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고려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다. 그때 <꽃신>을 비롯한 <한국의 달>, <행복의 계절> 등을 한글로 번역하여 출판하면서 비로소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몇 년 뒤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 여러 대학에서 소설창작을 강의했고, 그때도 미국 정부에서 문학지원금까지 받게 되었다. 선생의 작품은 작품마다 그형상이 뚜렷이 구별되고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심취하게 되는 마력이 있었다. 바깥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진실함이 도처에 깃들어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노령에 다시 귀국하여 고려대학 초빙교수로 있다가 이듬해 1995년 4월 11일 75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타계 후 한국문단을 비롯한 고향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도 미국에서는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자료집을 통해 미국 국내의 한국인 작가 중에서는 으뜸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수필은 다음 대목에서 김용익의 편모를 소개했다. 자신의 외모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 괴짜였으면 미국의 어느 대학 강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구내 경찰관에게 거지 취급을 받아 쫓겨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주거지도 일정하지 않았고 승용차도 없이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녔다는 것이다.

김용익의 형은 박정희 대통령시절 외무장관 김용식(1913~1995)이다. 통영에는 ‘김용식·김용익의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거기 다음과 같은 건립 경위가 적혀 있다. “김용식·김용익의 기념관은 김용식의 아들 김수환이 아버지와 삼촌이 성장했던 이 생가를 2011년 9월 통영시에 기부하여 건립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념관에는 두 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작은 나라의 큰 외교관, 김용식’, ‘가장 세계적인 가장 한국적인 작가, 김용익’으로 그 제목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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