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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전기요금 누진제의 현실화 방안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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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5  20: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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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30일 넘도록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국민들을 더욱 열 받게 하는 것은 전기요금 폭탄이다. 이에 현재 전력 소비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과도한 전력사용을 억제하고 전기소비량이 적은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의 누진제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전기 사용량에 따라 최대 11.7배의 요금 차이가 나는 것은 시대상황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평성에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4년 제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에너지 절약과 저소득층 보호를 목적으로 처음 도입된 후 2007년에 현행 누진제를 채택한 이후 지금까지 시행돼 오고 있다.

가정에서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은 에어컨이다. 그러나 전기요금에 대한 누진제가 도입될 당시에는 에어컨은 사치품으로 여겨 극히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보급률이 80%에 육박, 필수품이 돼 가고 있다. 여기에 소득수준 향상, 생활패턴과 기후환경 변화로 가정용 전력사용량은 급증하는데 요금은 10년 전 체계로 그대로 두다보니 뜻하지 않게 ‘요금폭탄’을 맞는 가구가 많아진 것이다. 물론 누진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모두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차이는 2단계 누진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1.1배, 일본은 3단계에 1.4배, 대만은 5단계 2.4배 수준으로 우리와 같이 11배 이상 차이가 나는 국가는 없다.

과다한 누진제를 적용해 전력사용을 억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사고로 경제·사회적 여건에 맞게 고쳐야 한다. 첫째, 누진제의 단계를 현행 6단계에서 3단계 정도로 줄이고 누진배율도 현행 11.7배에서 2배 정도로 대폭 완화해야 한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소득재분배에 기저를 두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다인 가구가 많은 반면 중산층 이상은 1인 가구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 낮은 단계구간에 대해서는 요금을 올려 현실화하고 높은 단계는 구간을 축소해 누진율을 대폭 줄여야 한다. 단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바우처(voucher·정부가 특정 수혜자에게 교육, 의료 등의 복지서비스 구매에 비용을 보조해주는 것) 방식으로 별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공공재인 전기요금 체계에서 경제적 효율성과 형평성이 고려된 정책이 중요하다. 현재 가정용 전력은 전체 전력사용량의 15% 정도인 현실을 감안해 산업용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한다. 산업용이나 일반용 전기는 누진제가 없어 사용량에 관계없이 산업용은 ㎾h당 107원, 일반용은 130원이다. 만약 월 501㎾h를 쓸 경우 일반가정의 전기요금은 35.5만원인 반면 산업체는 5.4만원, 영업점은 6.5만원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끊임없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영업을 하는 상점들이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경제력 있는 1인 가구나 비상주 가구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은 일반용으로 분류돼 형평성 차원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정책은 지난 20년 동안 매년 점멸해온 정책이다. 전기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엔 누진제 개편카드를 꺼냈다가 서늘한 바람과 함께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면 유야무야하는 정책이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도 정부는 물론 여야 모두 전기요금 체계개편을 위한 TF팀을 구성한다고 한다. 이번 만큼은 국민적 공분을 무마하기 위한 임기응변의 땜질식 처방이 아닌 진정 서민들이 느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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