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부끄러운가!
무엇이 부끄러운가!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8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말임 (청주문인협회 회원)
박말임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에 관한 일들이 미국에서는 이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소송 제기를 주도한 일본인 메라 고이치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연합회’(GAHT) 대표는 교도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사죄하고 돈을 내면 외국에서는 ‘일본이 심한 짓을 했다’는 것이 된다”며 10억 엔을 내는 계획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들은 미국 법원에 제기했던 소송에서 패소하자, 판결에 불복해 관련 소송을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경우는 일본인들의 속내가 그대로 들어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15년 7월 미국 법원에 미국 변호사 김모씨는 종군위안부 피해자 김경순·유희남 할머니를 원고로 내세워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을 위한 집단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는 제3국인 미국에서 세계인의 양심과 미국법에 의거해 정확한 판결을 받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고 한다. 피고로 세워진 자는 아키히토 일왕과 아베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최고위 인사들과 내노라하는 일본의 대기업들이 총망라되었다. 그런데 올 6월에 이 소송은 미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판결문의 요지는 이랬다. 법원은 “인내심을 가지고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여러 차례 기회를 주었는데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 문제의 변호사 김모씨는 미 법원에 소장만 접수시켜 놓고 소송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판결 내용이 밝혀 주고 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출마를 위해 뛰었지만 지역구 경선에서 탈락했다고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 금배지와 바꾸려고 했던 것이다.

지금 일본 정부는 합의안을 내세우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0)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사죄하기 전엔 돈 안 받는다. 요새 너무 속이 상해서 잠을 못 잔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여러 차례 조율이 있었겠지만 정부나 민간 사회단체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권리는 스스로 주장하는 자의 것이다. 주장하지 않는 권리는 잊혀지고 묻혀지면서 종단에는 사라지고 만다. 이제부터라도 진실 규명을 위해서 소문처럼 떠도는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우리의 주장을 세계인들에게 입증해야 한다. ‘전쟁 중에 발생한 성폭력은 불가항력적’이라는 저들의 주장을 세계인의 양심 앞에 무릎 꿇려야 한다. 그것만이 진정한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