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반려동물과 농업기계
[농업이야기] 반려동물과 농업기계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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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전문경력관)
▲ 이승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전문경력관


인간이 살아가려면 음식물을 섭취해야하고 그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도시의 공업이 아닌 농촌의 농업이다.

이 농업 농촌에서 고령화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인력이 없기에 트랙터와 이앙기, 콤바인 등 농업기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을 갈고 모를 심고 벼를 수확한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기능을 가진 물건이기에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농가부채의 원인이 되어 정부에서는 2003년부터 시군별로 밭농사용 농업기계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 농업기계로 영농을 하든지, 아니면 임대용농기계로 영농을 하든지 간에 우리농업인들의 영원한 반려자 농업기계에 대한 사용과 관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힘들게 농사일을 하고 나서 농업기계를 청소하고 정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는 세차장에 가면 새것처럼 깨끗하게 해주지만 덩치 크고 흙과 이물질로 가득한 농업기계는 어느 누구 받아줄 세차장이 없어 집에서 세차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영농 철에 실컷 부려먹고는 들녘에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을 병들면 아무데나 버리듯이 농업기계가 오래되어 고장 나면 일부 농가들의 잘못된 의식으로 하천이나 들녘에 방치해 버린다. 우리는 종종 TV동물농장에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반려동물들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우리의 농기계도 힘든 일을 하며 수확의 기쁨을 같이한 주인을 아마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들녘에 방치된 농기계는 세월이 흘러가면 주인을 찾지 못해 녹슬고, 흘러나온 각종 오일들은 환경오염까지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근본적으로 마땅히 처분할 방도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반려동물도 등록제를 시행해서 관리를 하는데, 우리 농업기계도 이제는 인식을 바꿔서 등록제로 가야되지 않을까?

몇 해 전 농업기계화연구소(현 농업공학부)를 퇴직하신 윤진하 소장님과 서울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김경욱 교수님께서 농업인들의 농기계등록제 시행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오셨다. 그런데 우리 농업인들은 한사코 반대였고, 세금을 더 받으려고 족쇄를 채운다는 의식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2011년에 농기계등록제를 시행하려고 공청회도 열었으나 농민단체와 농기계제조회사의 반대에 입법추진은 무산되었다. 농기계등록제도를 도입하면 어려운 농가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힘들게 구입한 농업기계가 제대로 관리되고, 법적으로 재산권과 소유권을 가질 수 있고, 농기계운전면허제에 따라 해마다 되풀이 되는 안전사고로 인한 경제적, 인적손실을 예방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아름다운 우리의 농촌에 버려지고, 방치된 농업기계가 없는 깨끗한 농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승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전문경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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