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살에 고졸 검정고시 합격 ‘눈길’
4년 전 경남지역 최고령 중졸 검정고시 합격자로 주위를 놀라게 했던 이성미(진주 이현동·75) 씨의 두 번째 합격 소식이 들렸다. 이번엔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증을 두 손에 거머쥐게 됐다는 것. 유난히 더웠던 올 7, 8월 오로지 ‘합격’만을 목표로 공부에만 매진한 끝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백번을 다시 치더라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공부했죠(웃음).”
또다시 그 힘든 공부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묻자 이 씨는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한 남편의 놀림도 오기를 부리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총 여덟 과목 중에 다섯 과목은 진작에 과락 점수를 넘겨놨죠. 문제는 국어, 영어, 수학이었어요. 특히 수학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요.”
“‘아는 게 힘이다’라는 말 진짜 맞아요. 누가 빼앗아 갈 수 없거든요. 다 내 재산이에요.”
이제는 한문과 컴퓨터를 배워볼 생각이라는 이 씨는 “손녀, 손자가 무엇을 물어보든 거뜬히 대답해 줄 줄 아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진주향토시민학교는 지난해 교육청 지원이 끊기면서 폐교 위기를 맞았으나 한국남동발전의 도움으로 학생에게 최소의 비용(책값 포함 6만원)만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내달 3일 15명의 검정고시 합격자들의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진주향토시민학교는 9월 학기를 맞아 배움에 목마른 늦깎이 학생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748-4022.
김송이기자 song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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