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축제를 위하여
[경일칼럼] 축제를 위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16.08.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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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자 (시인)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라 할 만하다.

그 지역의 특색과 특징을 살려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고 다채롭다면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것이다.

이탈리아 아씨씨 스펠로 마을에서는 성체 축제 기간 중 축제를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만든 집을 선정해 ‘축제를 빛낸 집’이라는 문패를 붙여 준다고 한다.

골목길과 거리나 집을 갖가지 꽃으로 장식하여 무채색의 골목을 환하게 밝히고, 스토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은 축제도 즐기고 골목투어를 통해 또 하나의 문화를 체험하고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축제 기간이 끝나도 한번 형성된 아름다운 골목길은 주민들의 관심으로 사계절 나무와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우리도 전국적인 큰 축제인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손님 초대나 집안 행사를 앞두고 대청소를 하고 정리정돈에 마음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리 환경 정비와 내가 사는 곳 주변 청소를 하고 단장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좋은 집이란 비싸고 화려한 물건들로 채워져서 멋있는 것이 아니다. 감각적이고 깔끔하여 가족들의 분위기를 잘 살린 편안한 집이 우선일 것이다.

요즈음 어디를 가나 시설은 엄청나게 좋아졌는데 그 환경에 걸맞은 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개념을 망각한 사람들이 많음을 보게 된다.

기계나 환경은 점점 좋아지는데 사람의 심성은 점점 나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해 볼 때가 자주 있다.

도심 속 환경미화라는 것은 비단 환경미화원만의 몫이 아니다.

내 집 앞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이라든지 골목길이나 자투리 공간을 눈살 찌푸려지는 것들로 채우지 않는 시민의식을 가진다면 우리 주변의 환경은 훨씬 더 아름답고 정감 있을 것이다.

적어도 행사를 치르고 손님을 맞이하는 기본 자세는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축제란 화려하고 휘황찬란하기만 한 천박한 상업주의가 아니다.

축제가 열리는 축제장만이 아니라 그 주변부의 풍경들에도 진주다움의 향토적 정취를 느낄 수 있다면 진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더욱 인상적이겠다.

문화예술의 향기를 드높이는 개천예술제와 남강을 중심으로 한 유등축제는 역사와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축제가 될 것이다.

물질적 가치보다는 행복의 가치, 문화예술의 가치가 더 우선하기를 바란다.

‘모기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자 실내에 들어오는 햇빛의 각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이제 가을이 오면 더욱 분주할 것이다.

지난여름의 열기 때문에 많은 일들을 미루어두었기 때문이다.

황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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