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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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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1  22: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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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


아픔 하나,

그 눈물자리 꽃으로 피우기까지

긴 세월 보냈노라고

죽음 앞에 드러낸 꽃

-반혜정(시인)



사람의 말을 한마디도 보태지 않고도 시가 될 만한 이미지(영상)라 할 수 있겠다. 베인 나무 둥지에서 발견한 옹이의 무늬가 마치 한 송이 꽃과 같아서, 곳곳에 뭉쳤다가 흩어진 멍울들을 몇 번이고 헤아려 보게 된다. 살아 낸 세월의 흔적들 말이다.

어쩌면 가슴 깊은 곳에 쌓여 옹이 진 위안부 할머니들의 ‘70년 한(恨)’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동안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었노라고, 소녀 적부터 숨어 지낸 말들을 끝끝내 하지 못한 채 침묵했던 속내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것이다. 바로 역사 속에 묻힐 뻔했던 눈물자리 꽃이다.

그러니까 영상 없이 단 한 줄(17음)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는 일본의 하이쿠가 있다면 순간의 시적 감흥을 드러낼 수 있는 디카시는 반 줄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디카시의 진화가 기대된다./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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