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도심 열 재해를 이기는 효과적 방법
[경일포럼] 도심 열 재해를 이기는 효과적 방법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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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더워도 너무 덥다.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하루 온종일 ‘어유! 더워!’란 말이 입에서 떠나질 않는다. 열대야도 한 달 가까이 계속됐으며, 더위를 식히려 전기세 문제 때문에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했다. 더위 먹지 말라는 말과 더위로 수십 명이 사망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모든 게 더위 탓이다. 아마도 지구온난화 영향 때문일 것이다. 어제 비가 내렸지만 폭염 속에 한라산 백록담도 말랐고, 대관령에서 자라는 배추도 녹아내렸다. 해결방법은 없을까. 있다, 해결책은 숲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의하면 백두대간의 정맥이 찬 공기를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여 도심폭염 및 열대야 현상을 완화시켜준다는 것이다. 도심 인근의 숲도 폭염을 완화시킬 수 있는 찬 공기를 생성하여 도심으로 공급한다. 특히, 밤 10시부터 생성된 찬 공기를 공급해 인접 도시의 열대야 현상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즉, 호남정맥이 위치하는 전주지역을 대상으로 지형과 토지이용에 따른 찬 공기 생성정도, 찬 공기 흐름과 층 높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정맥에서 생성된 찬 공기의 흐름 및 찬 공기층이 증가하였으며, 계곡 부근에서 찬 공기층이 가장 두껍게 형성되었다는 결과다. 결국 호남정맥과 가까운 전주의 야간기온이 감소하였는데 2013년에는 5.0℃, 2015년에는 3.8℃가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김제는 2013년 2.2℃, 2015년에 1.8℃ 감소했고, 익산은 2013년에 4.0℃, 2015년 2.7℃의 야간기온이 감소했다.

그 뿐인가. 도시 숲의 기온이 숲 바깥보다 최대 3℃나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땡볕에서 활동하다 도시 숲 그늘에서 15분 정도 휴식하면 정상체온으로 돌아온다는 결과도 있다. 특히 침엽수원은 최대 3℃까지 낮았다. 이는 침엽수가 단위면적당 잎의 면적이 넓어 왕성한 증산활동을 통해 기온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증산활동은 식물체 안의 수분이 수증기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나오는 작용인데, 숲은 이런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아울러 신체활동시 피로 위험이 높은 수준이 숲 밖에서는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지속되었지만 숲 중심부에서는 0에 가깝게 낮았다. 이런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말하는 것으로 보통 사람이 땡볕에서 활동하다 숲 그늘에 어느 정도 있으면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는지 열화상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나무높이가 10m 정도인 숲 그늘에서 약 15분간 있을 경우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는 결과를 얻었다. 따라서 도심의 열 재해를 감소시키려면 여러 줄의 터널형 가로숲길을 조성하고, 이를 도심 주변 숲과 연결해 산지형 도시 숲의 찬바람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도심 열 재해를 예방하려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땅보다는 잔디밭, 잔디밭보다는 숲, 숲도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더 좋다는 것이다.

더위에 너무 지쳐 내년에는 안 그러겠지 내심 기대도 하겠지만 먼저 가로수 정책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한 줄인 가로수를 두 줄, 세 줄로 만들어 그림자가 드리우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유독 우리나라만 가로수들이 한 줄이다. 그 어떤 나라들도 가로수는 두 줄, 세 줄로 이어져 숲 터널이 더위를 식혀주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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