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현장을 가다] 산청 상황버섯 재배농
[영농현장을 가다] 산청 상황버섯 재배농
  • 최창민
  • 승인 2016.08.31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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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생비량면 상황버섯 재배농가
산청군 생비량면에서 5곳의 농가들이 큰 일교차와 맑은 공기, 좋은 물을 바탕으로 청정 산청 상황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에서 김용범(59)대표가 상황버섯이 자라고 있는 참나무를 내보이고 있다.


상황버섯은 다년생으로 뽕나무와 참나무 등에 겹쳐서 자라나는 목재부후균의 일종이다.

진흙 덩어리가 뭉쳐진 것처럼 보이다 다 자란 후에는 나무 그루터기에 혀를 내민 모습과 비슷해 ‘수설’이라고도 불렀다. 상황버섯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모은 것은 면역력 상승과 항암효과 때문이다. 국내를 비롯 일본과 호주, 북아메리카 등에서 자생하는데 약용을 위해 달이면 노란색이거나 연한 노란색으로 맑게 나타난다. 맛과 향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순하고 담백하여 먹기에도 무리가 없다. 자연상태에서만 자라던 상황버섯은 약 20여 년전부터 조금씩 생산되기 시작했다. 종균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각 농가에 보급됐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1㎏에 100만원이 넘어 구입하기 힘들었던 상황버섯은 이때부터 가격이 낮아지면서 일반사람들의 건강식품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3박자 이룬 황금빛 ‘상황버섯’

산청 상황버섯은 큰 일교차와 맑은 공기, 좋은 물이 조화를 이루면서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산청 생비량면에는 상황버섯을 키우는 5농가들이 있다. 그중 김용범(59)씨는 지난 2012년부터 ‘지리산약초골상황버섯’이라는 이름으로 귀농이라는 새 인생에 도전했다. 농사를 짓던 손은 아니었지만 주변 상황버섯 농가와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비교적 쉽게 농사기술을 습득 할 수 있었다. 귀농 후 누구나 겪는 농사기술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였고 이는 빠르게 농가경영을 안정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현재까지도 산청군농업기술센터와 교류를 하면서 농사 자문을 구하고 있다. 김씨의 농장은 시설하우스 13개동으로 전체 4297㎡(1300평)규모다. 상황버섯은 참나무 토막에서 생육을 진행하는데 1개동에 5000개 들어가고 33℃ 고온에서 자라고 한 나무에 3년 정도는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다. 수확은 1년에 한번 거둬드리고 생산량은 1t 정도로 주변 산청에서 상황버섯 키우는 5농가에 비해서는 큰 규모에 속한다.

황금빛 자태를 뽐내며 자란 상황버섯은 대부분 도매상으로 서울과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위주로 팔려나간다.

개인적으로 구매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판매되지만 양은 많지 않다. 올해도 상황버섯 시장상황이 좋아 추석선물세트 만들 물량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처럼 고품질 상황버섯을 키워내기 위해서 봄바람이 불어오는 4월, 20여명의 인부들과 함께 나무에 종균을 심는 입식이 중요하다. 종균 입식이 마무리되면 하우스 환기는 물론 폭염을 견디게하는 스프링쿨러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산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맑은 물이 있지만 농사를 짓는 정성스러운 손길과 한 번 더 신경쓰는 농사꾼을 발걸음이 이같은 고품질 산청 상황버섯을 탄생시킨다.

 
 


◇상호교류는 고품질 생산 ‘원동력’

상황버섯은 애당초 가격대가 너무 비싸 소비자들이 외면했지만 재배기술의 발달과 다른 작목에 비해 노동강도가 덜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특히 팽이버섯이나 느타리 버섯 보다 고소득 작물인 것은 물론 키우기가 쉽고 시간활용도 용이하다.

산청에서 자리잡은 방광덕(50) 대표도 ‘지설상황버섯농장’ 브랜드로 14년이 넘는 경력을 지닌 상황버섯 전문가다. 국내 상황버섯 재배 초창기부터 창원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산청이라는 청정 브랜드에 매료돼 자리 옮겨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강훈규(57)대표도 ‘지리산 새희망상황버섯’의 이름로 지난 2003년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 재배면적은 611㎡(2000평)에 달하며 이곳 농가들이 일손 부족 걱정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산청 생비량면의 농가들은 농사를 시작한 시점과 경력은 다르지만 정기적으로 만나며 서로의 재배기술을 배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 방 대표는 “농사를 오래했다고 해서 꼭 잘한다는 법은 없다. 토질이 달라지고 언제나 기후를 공부해야한다”며 “농사경력이 짧아도 각자 농가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곳 농가들은 울산, 경주, 양산 등 상황버섯 농가들과도 교류를 통해 재배 노하우도 습득하고 있다. 이제 생비량면의 상황버섯 농가들은 산청 상황버섯을 더욱 알리고 안정화 시키기 위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산청에서 ‘산엔청’ 이라는 브랜드는 큰 장점으로 제품의 신뢰도를 높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마을에서 상황버섯 농사를 하는 5개 농가와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앞으로 상황버섯을 가공할 수 있는 생산공장을 만들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민기자



산청군 생비량면에서 5곳의 농가들이 큰 일교차와 맑은 공기, 좋은 물을 바탕으로 청정 산청 상황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규(57)대표, 김용범(59)대표, 방광덕(50)대표가 상황버섯이 자라고 있는 참나무를 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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