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불법 온라인 도박 ‘위험수위’
청소년 불법 온라인 도박 ‘위험수위’
  • 이은수
  • 승인 2016.09.11 0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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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청소년들 도박 무방비 노출
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이 날로 진화하며 위험수위에 달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창원지역의 일부 고교에서 전체 학생의 절반이 온라인 불법도박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양상도 온·오프라인 연계 등 어른들의 상상을 넘는 형태로 진화해 자칫 그 폐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의 실태 및 문제점, 개선방향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상>청소년들 도박 무방비 노출

◇‘토짱’, ‘토사장’을 아시나요?= 불법 스포츠 베팅 도박과 온라인 도박들이 청소년들에게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어른들에게 생소한 ‘토짱’, ‘토사장’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토짱은 스포츠 불법 베팅 사이트에서 승률이 높은 친구, 토사장은 스포츠 불법 베팅 사이트를 운영해 수익을 많이 올리는 친구를 말한다. 학교현장에서 불법 온라인 베팅 스포츠 도박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한탕주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불법 온라인 도박 실태= 창원에 사는 A(19·고3)군은 불법 온라인 스포츠 도박에 중독돼 많은 돈을 탕진하고 현재 300만원의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친구의 소개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설 스포츠토토’와 일명 ‘사다리게임’을 알게 된 후 도박의 수렁에 빠져 빚만 떠안았다. A군은 300명 되는 학교에 절반가량인 150여명이 온라인 불법도박을 현재 하고 있거나 해본 경험이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B학교 C군은 중 3때부터 스포츠토토를 시작해 회원들을 모으는 공급책을 맡아 돈벌이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는 불법 온라인 도박업체로부터 오프라인사무실(현장사무실)에서 같이 일하자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C군은 “도박으로 몇십억원씩 챙기는 사람들도 있다. 큰 돈만 만질수 있다면 1∼2년 감옥에 있다가 나와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며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

한때 스포츠도박을 했던 D군(19)은 “처음부터 큰 돈을 벌려고 온라인 불법 도박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옆에서 친구가 많은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에 시작해 나중에 베팅을 크게 하면서 결국 빚쟁이로 전락한다”고 전했다.

진주지역의 E(18)군도 단순히 유흥비를 벌고 싶어 스포츠토토를 시작했다. 매일 5∼6만원을 벌다가 욕심이 생겨 한 번에 500만원까지 배팅, 한탕으로 번 돈을 쇼핑·유흥비로 탕진했다. E군은 결국 인터넷 중고거래장터에서 물건을 파는 것 처럼 속여 160만원을 편취해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다 보호감찰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불법도박에 3억원을 쏟아부은 10대의 사연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부터 일용직까지 아르바이트에 목을 맸다. 심지어 부모님의 돈에도 자주 손을 댔다.

◇수천개의 스포츠 베팅 사이트 청소년 유혹= 온라인 불법 도박 관련, 현재 수천개의 스포츠 베팅 사이트가 불법으로 운영돼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보통 중학교에서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된 토토를 용돈벌이식 소액으로 이용하다가 고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경우다. 우등생이든 그렇지 않든 베팅 사이트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친구를 통한 대리베팅 사례도 빈번하다.

이처럼 청소년들사이에 불법 온라인 도박이 만연하면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쉽게 스포츠도박 불법사이트에 접속해 ‘추천인 코드’ 입력 후 불법도박이 가능한 환경이다.

유승훈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남센터장은 “많은 청소년들이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져 있고 중독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단순하게 인터넷 게임을 하는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학부모와 교사들이 불법 온라인 스포츠 베팅 사이트의 실태와 폐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도박중독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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