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고구 충언역이(良藥苦口 忠言逆耳)
양약고구 충언역이(良藥苦口 忠言逆耳)
  • 경남일보
  • 승인 2016.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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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봉곡초등학교장)
박상재
공자의 제자 증자가 묻는다. “부모님 시키는 대로 하면 효잔가요”의 질문에 “천자는 7명의 쓴소리를 하는 신하가 있다면 아무리 포악해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왕이나 제후는 5명의 신하가 쓴소리를 할 수 있다면 나라를 유지할 수가 있고, 대부는 3사람만 쓴소리를 해도 가문을 유지할 수 있으며, 선비는 한 사람만 쓴소리 해주는 친구가 있어도 아름다운 이름을 지킬 수 있으며, 아비는 바른말 하는 자식이 하나라도 있다면 몸이 불의한데 빠지지 않는다”고 답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꼽히는 당태종도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간하는 ‘위징’이라는 신하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위징은 언제나 당태종에게 쓴소리를 해대자 화가 날 대로 난 당태종은 “저 영감을 죽이고 싶다”고 노발대발하자 황후는 정장을 하고 큰절을 올린다. “아니 황후, 왜 이러시오” 당황하는 당태종에게 황후는 “충신은 성군 밑에 태어나는데 당신은 죽음을 불사하고 저렇게 쓴소리 하는 신하를 둔 것을 보면 분명 성군입니다. 감축드립니다”하고 절을 올린다. 절을 받은 이세민은 크게 느낀 바가 있어 위징을 더욱더 사랑하고 가까이 했으며 위징이 죽자 당태종은 “하나의 거울을 잃었다”며 애통해 했다는 고사는 우리를 다시 한 번 숙연케 하는 일화다.

성종도 즉위하면서 신하들에게 먹 20개와 붓 40자루를 하사하며 “이 먹과 붓이 다 닳도록 쓴소리를 아끼지 말라”고 해 신하들을 숙연케 했다고 한다. 일찍이 순자는 “지도자들이 직언을 들을 준비가 안되면 간신들이 득세한다”고 예언했는데 “밝은 군주는 함께 가길 좋아하고, 어두운 군주는 혼자하길 좋아하며, 밝은 군주는 이런 신하 포상하고 어두운 군주는 처벌한다”고 설파한다. 군주의 명예나 치욕, 나라의 흥망에 관심없이 구차하게 영합해 녹봉을 축내는 자를 우리는 ‘국적(國賊)’이라 한다. 작금의 우리나라 자칭 지도자들을 보자. 국민들의 쓴소리를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지도자가 과연 몇이나 있는가. ‘국민’이란 단어를 ‘조자룡이 헌 칼 쓰듯’ 입에 담으며 실상은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자들을 보며 한나라 ‘가의’의 말을 떠올린다.

‘탐욕스런 자 재물에 죽고, 열사는 이름을 추구하다 죽고, 뽐내는 자 권력 때문에 죽는다.’
 
박상재 (봉곡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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