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에 거는 희망
[경일시론]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에 거는 희망
  • 경남일보
  • 승인 2016.09.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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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숙 (객원논설위원·인제대학교 자유학기제사업단장)
해맑게 웃는 중학생들이 “꿈이 뭐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들을 한다. “음~미래요? 아직 생각 안 해 봤는데요.”, “제가 지금 잘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뭐가 될지 모르겠어요.”, “고등학교를 어딜 갈지 모르겠고, 하고 싶은 게 없어요.”, “뭘 하고 싶은지를 모르니까 장래 고르는 것이 힘들어요. 꿈을 찾고 싶어요.” 실제로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어른들은 늘 묻는다. “너는 커서 뭐가 될래? 무슨 일을 하고 싶어?” 그러나 아이들은 자기가 뭘 잘하는지 뭘 잘할 수 있는지를 모르고, 꿈을 꿀 시간조차 없다. 나의 꿈은 어디 있을까.

2008년 한국고용정보원 조사는 우리나라 중학생의 34.4%, 2014년 한국진로교육 실태조사 결과는 31.6%가 “장래희망이 없다”고 응답했음을 보고한다. 우리나라의 주입식, 암기식, 입시위주의 교육은 학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 학생들의 자신감과 학교만족도는 OECD 국가 중 하위권 수준이며, 학생들 대부분이 장래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입시위주의 교육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으므로 죽은 지식을 과감히 버리고 인성, 사회성, 창의성, 융합능력, 통섭, 토론능력 및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한 과정중심교육 도입이 절실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이라는 목표로 초등학교(진로인식)-중학교(진로탐색)-고등학교(진로설계) 진로교육 정착을 위해 현 정부가 2013년 내놓은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공교육 신뢰회복과 정상화, 자기계발과 사회성 인성 함양, 만족도 높은 행복한 학교생활 및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핵심역량 중심 교육을 제시한다.

2013년 42개교(전체 중학교 1%)를 출발로 2016년 3186개교(100%)로 전면확대된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운영을 토론, 실습 및 학생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현재 이 제도는 자녀의 성적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 준비가 덜 된 학교현장, 진로체험 프로그램 부족, 한 학기 자유학기제 시행 후 진로교육 단절로 생기는 문제 등 해결거리를 안고 있다.

자유학기제의 모토가 된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시험 없이 청소년들이 전인적으로 균형 있게 발달하도록 돕는 1년 간의 직업체험 선택프로그램 및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을 제공한다. 영국의 캡이어(Gap Year)와 덴마크의 애프트스쿨(After School)은 기존 학문중심 교육을 넘어 다양한 진로교육 활동과 체험활동으로 학생 스스로 자기성찰, 직업세계 탐색을 하게 한다. 특히 진로체험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이 세 제도가 40년 이상 지속적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서야 하며, 초중등교육 전반을 변화시킬 자유학기제 제도의 확산을 위해 기업, 시설, 기관, 단체 및 대학은 살아있는 교과서로서의 기능을 제공해야 하고, 이 제도가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만화가가 될 거예요”, “수학자가 될래요”, “나는 꽃집가게 주인이 되고 싶어요”, “벤처회사 만들거예요”라고 누구나 자기 꿈을 자신있게 말하고, 그 꿈을 실현해 우리나라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인재가 되길 희망한다.

 
김향숙 (객원논설위원·인제대학교 자유학기제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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