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박상재 (진주 봉곡초등학교장)
행복이란
박상재 (진주 봉곡초등학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09.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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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가수 조경수의 ‘행복’이란 노래에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은 당신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다”고 노래한다. 맞는 말이다. 미국 아이비 리그의 행복학 석학 탈벤 샤하르 교수는 ‘행복학’ 강의에서 행복의 조건을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라”고 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인데 사람들은 흔히 네 잎 클로버만 찾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뇌에 ‘행복의 기억창고’가 있다. 조그만 행복, 즉 세 잎 클로버가 쌓여 네 잎 클로버가 됨을 세월이 흐른 후 알게 된다. 이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바로 갖다 쓸 나무는 없다. 내 용도에 맞게 자르고 다듬어 마지막엔 껍질을 벗기는 아픔을 겪어야 비로소 내 마음에 드는 가구가 된다. 서로가 다른 환경속에 다른 인생관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어떻게 일순간의 만남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이택상주’라 1812년 다산이 제자 초의를 시켜 그린 ‘다산도(茶山圖)’를 보면 지금과 달리 아래 위로 연못 두 개가 있다. 언제나 서로가 부족함을 채워 주라고 두 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연리목’을 보자. 서로가 다른 뿌리에서 나와 한 몸이 되는데 10년이란 껍질을 벗는 아픔을 겪어 마침내 속살을 서로 맞대어 영양이 많은 나무가 약한 나무에게 나눠줘 서로가 일평생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하나의 미물도 이와 같은 이치를 알고 사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사람들은 감사함을 모르고 산다. 행복한 순간에는 감사할 줄 모르다가 불행해지면 그때서야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불행한 일이…”하고 원망을 한다. 밝은 곳에서는 불빛이 잘 보이지 않다가 어둠 속에는 불빛이 잘 보이듯이 불행과 곤란에 처했을 때 비로소 그때가 행복했음을 뼈저린 교훈을 통해 알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잔잔한 바다를 좋아한다. 하지만 바다가 늘 잔잔하다면 파도가 없어 깊은 곳까지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결국 죽은 바다로 진행된다. 파도가 거세고 풍랑이 일수록 바다는 건강하고 풍요로워진다. 지금 내 인생의 시련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시련이라 생각하고 ‘헤르만 헤세’처럼 흐르는 강물보며 담담하게 미소로 받아들이자. ‘지족불욕(知足不辱) 지지불태(知止不殆)’라 만족함을 알면 욕됨을 당하지 않고 멈춰야 할 곳에서 멈추면 위태롭지 아니한다.

 

박상재 (진주 봉곡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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